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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3명 중 1명 “의료비 때문에 생활비 줄였다”

장선희 기자

미국인 약 3명 중 1명(33%)이 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식비나 공공요금 등 일상 지출을 줄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비 상승과 생활비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가계 재정에 큰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웨스트 헬스-갤럽 센터(West Health-Gallup Center)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상당수 미국 가구가 의료비 지출을 위해 기본적인 생활비를 줄이는 선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무보험자 의료비 부담 더 심각

이번 조사는 2025년 6월부터 8월까지 미국 50개 주와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약 2만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1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조사 결과, 응답자의 33%가 의료비를 지불하기 위해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생활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특히 건강보험이 없는 미국인들의 부담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무보험자의 경우 62%가 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생활비를 줄였거나 다른 희생을 감수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32%는 의료비를 위해 돈을 빌렸고 24%는 복용 중인 약을 더 오래 사용하거나 복용 기간을 늘렸다고 밝혔다.

이는 보험이 없는 환자들이 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건강 관리 자체를 미루거나 조정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보험 가입자도 의료비 부담 증가

건강보험에 가입한 미국인들도 의료비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보험 가입자의 약 30%도 의료비 지출을 위해 생활비를 줄이는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이는 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의료비 부담이 가계 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2026년 들어 민간 건강보험 가입자의 보험료와 본인부담금이 상승하면서 의료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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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지피티 생성 이미지]

 

 

▲ 코로나 보조금 종료도 비용 상승 요인

미국에서는 수백만 명이 가입한 ACA(오바마케어) 보험 프로그램에서도 보험료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제공되던 추가 정부 보조금이 종료되면서 보험 가입자들의 실질 보험료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보험에 가입해 있더라도 실제 의료비 지출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미국 사회, 더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아파지고 있다”

웨스트 헬스 정책센터의 티머시 래시 소장은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건강 상태 악화와 의료비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사질환이나 우울증, 불안장애 발생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며 “미국 사회는 더 건강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아파지고 있고, 그 위에 의료비까지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의료비 부담, 인생 계획에도 영향

의료비 부담은 단순한 생활비 절감 수준을 넘어 개인의 인생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미국 성인 566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지난 4년 동안 의료비 때문에 중요한 삶의 결정을 미뤘다고 답했다.

대표적으로 주택 구매 연기, 휴가 계획 취소, 직장 변경 지연 등이 있었다.

특히 응답자의 약 9%는 의료비 부담 때문에 은퇴 시기를 늦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그보다 두 배 가까운 응답자가 직장 이동을 미루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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