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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스펙트럼 40배 폭증, '과잉 진단' 경고음

고진아 기자

영국 자폐증 권위자가 '자폐스펙트럼 정의가 지나치게 넓어져 혼란과 과잉 진단 위험을 키운다'고 경고하며 의료계에 파장을 던졌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우타 프리트(Uta Frith) 명예교수는 의학 저널 '사이콜로지컬 메디신' 사설을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진단 기준의 광범위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프리트 교수는 자폐증 연구의 선구자로 꼽히는 인물로, 과거 심각한 사례에 국한되던 자폐증 정의가 경미한 특성까지 포괄하도록 확장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마음이론 결손'이나 '약한 중앙통합성' 같은 핵심적인 인지적 특성을 보이지 않는 이들까지도 진단받는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영국의 자폐스펙트럼 진단율은 놀라운 증가세를 보인다. 1960년대 아동 1만 명당 약 4명에 불과했던 진단율은 현재 학령기 아동 57명 중 1명으로, 무려 40배 이상 폭증했다. 이러한 급증의 배경에는 자폐증에 대한 인식 향상, 진단 기준의 확대, 그리고 온라인을 통한 정보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프리트 교수는 객관적인 검사가 부재한 현 진단 방식이 진단의 정확성을 떨어뜨리고 '마스킹(Masking)'과 같은 특성을 간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폐스펙트럼 40배 폭증, '과잉 진단' 경고음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현상은 자폐스펙트럼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유전적 특성이나 환경적 요인의 차이 등 과학적 의문까지 제기한다. 진단 확장이 자폐증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증상과 특성이 유사한 하위 집단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단일 스펙트럼으로 묶어버리는 현행 방식은 잠재적인 오진과 과잉 진단 위험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프리트 교수는 이 문제의 해법으로 자폐스펙트럼 내 하위 집단을 더욱 세분화하고, 각각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지 못하면 적절한 지원도 잘못된 방향으로 이뤄질 위험이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며, 진단 명확성을 높이는 것이 진정으로 필요한 이들에게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임을 강조했다.

이번 프리트 교수의 제언은 자폐스펙트럼 진단의 양면성을 다시금 숙고하게 한다. 의료계와 사회 전반은 진단 세분화와 정확성 제고를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자폐증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과 더불어 진정으로 필요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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