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2026년 8월 5일, 전기 신호와 빛 신호를 동시에 읽어 신경세포의 활동 시점과 종류를 정확히 구분하는 차세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칩을 개발했다고 발표하며, 파킨슨병과 치매 등 정밀 뇌 질환 진단 및 치료에 혁신적인 새 지평을 열었다.
기존 BCI 기술은 뇌신경 신호의 활동 시점만을 파악할 수 있어, 특정 뇌 부위의 기능 이상을 감지하는 데 유용했지만, 어떤 종류의 신경세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이는 뇌 질환의 정밀 진단과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있어 한계점으로 지적돼 왔다.
KIST 이창혁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차세대 BCI 칩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선다. 전기 신호와 함께 신경세포 내부의 정보처리 과정을 광신호로 동시에 읽어내, 신경세포의 활동 시점뿐만 아니라 세포 종류까지 함께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칩은 머리카락 굵기 실리콘 침 13개에 전극 416개와 빛 감지 화소 832개를 고도로 집적한 형태로 구현됐다. 이 작은 센서들이 뇌 안에 3차원으로 정밀하게 배치되어, 미세한 신경세포 활동 정보를 빠짐없이 포착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쥐의 뇌 부위 세 곳에 이 칩을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마취 깊이에 따른 뇌파 변화와 시각 자극에 따른 신경세포 반응을 완벽하게 동시에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칩 이식 1주일 뒤에도 쥐의 뇌에서 염증 반응이나 운동 기능 저하가 전혀 확인되지 않아, 안전성과 생체 적합성까지 입증했다.
이번 BCI 칩은 범용 CMOS 공정과 3차원(3D) 프린팅 기반 기술을 결합하여 제작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의가 크다. 이창혁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광반도체 BCI라는 새로운 갈래를 제시하고, 세계적 수준의 한국 반도체 산업의 강점을 BCI 산업에 연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KIST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2026년 6월 19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되며 학계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차세대 BCI 칩 개발은 파킨슨병, 치매 등 신경퇴행성 뇌 질환의 원인을 더욱 정밀하게 규명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강점인 반도체 기술력을 바이오·의료 분야에 접목하여 미래 정밀 BCI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나아가 뇌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