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9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 전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미 상원 청문회에서 '오늘이 무슨 요일이냐'는 질문에까지 침묵하며 111차례 묵비권을 행사, 과학자가 정치적 공세 앞에 입을 닫아야 했던 미국 보건 시스템의 충격적 현주소를 드러냈다.
파우치 전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1기 말부터 조 바이든 행정부 초까지 팬데믹 사태를 진두지휘하며 미국 공중 보건의 상징적 인물로 활동했다. 2022년 은퇴했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은 코로나19의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WIV) 기원설, 백신 및 마스크 정책 논란 등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그를 향한 집요한 공격을 이어왔다. 파우치 전 소장은 이러한 공세를 「터무니없는 집착」이자 「기소하려는 중상모략」이라고 강하게 반박해왔다.
이날 미 상원 국토안보원회에서 열린 청문회는 시작부터 팽팽한 신경전으로 가득했다.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은 파우치 전 소장이 수정헌법 5조에 근거한 묵비권을 행사하자 「의회 모독」이라며 강하게 경고했다. 반면 매기 해슨 민주당 상원의원은 「파우치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시도」라며 옹호에 나서, 청문회가 진실 규명보다 정치적 대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오늘이 무슨 요일이냐'는 기본적인 질문에조차 묵비권을 행사한 것은 청문회의 본질을 '정치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사면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은 파우치 전 소장에 대한 '의회 위증' 혐의 기소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이는 2028년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우치 전 소장의 팬데믹 대응을 향해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직접적으로 비난하며 공세에 가세했다.
이번 청문회는 2026년 현재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이 단순한 보건 문제를 넘어 미국 정치의 핵심 쟁점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과학적 사실과 객관적 증거가 아닌 정치적 이념과 당파적 대결이 우선되는 현실은 공중 보건 시스템의 근간을 위협한다. 2028년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논쟁이 트럼프 지지층 결집의 동력으로 활용되며 보건 정책 전반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약일보는 이러한 '과학 포획(Science Capture)' 현실을 주시하며, 공중 보건의 본질을 수호하기 위한 언론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