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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9천원 전자담배 절도 기소유예, 헌재 전원일치 '취소'…검찰 수사 경종

고진아 기자

친구의 옷과 함께 직원에게 건네받은 동석자의 전자담배를 돌려주지 못했다는 이유로 '절도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한 시민이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마침내 억울함을 풀었다.

이 사건은 2025년 7월 부산 노래타운에서 시작되었다. 노모씨는 즉석 만남 동석자가 놓고 간 7만9천원 상당의 전자담배를 돌려주지 못했다는 이유로, 같은 해 8월 절도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란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기소를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처분이다. 하지만 노씨는 자신의 행위에 절도 고의가 없었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고, 헌법재판소는 노씨의 주장을 전원일치로 받아들여 2026년 6월 24일 해당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이 결정은 오늘(20일) 관보에 게재됐다.

사건의 경위는 이러하다. 2025년 7월 노모씨는 친구 김모씨와 부산 노래타운을 방문했다. 동석자가 7만9천원 상당의 전자담배를 놓고 갔고, 이를 노래타운 직원이 발견하여 김모씨와 노모씨에게 건네주었다. 노모씨는 친구 김모씨의 옷과 함께 동석자의 전자담배를 건네받았다. 당시 노모씨는 동석자의 인적사항을 몰랐고, 전자담배를 돌려줄 방도를 찾지 못했다. 노씨는 전자담배를 친구 김모씨의 것으로 착각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검찰은 노씨가 전자담배를 건네받은 후 반환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불법영득의사'란 타인의 물건을 마치 자기 것인 양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를 뜻한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노씨를 절도죄로 보고 기소유예 처분했으나, 노씨는 강하게 반발하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7만9천원 전자담배 절도 기소유예, 헌재 전원일치 '취소'…검찰 수사 경종
[사진=연합뉴스]

노씨는 헌법재판소 청구서에서 동석자의 인적사항을 알지 못했고, 전자담배를 소유할 의도가 없었음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노래타운 CCTV 영상, 노모씨의 일관된 진술 및 사건 경위를 면밀히 분석했다. 헌재는 검찰이 노모씨에게 '불법영득의사'나 '절취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한 것은 증거에 기반하지 않은 판단이며, 중대한 수사미진과 법리 오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노모씨가 전자담배를 돌려주지 못한 상황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절도의 고의를 인정한 것은 위법하다고 본 것이다.

2026년 6월 24일 내려진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전원일치 결정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이 노모씨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고 명확히 밝혔다. 7만9천원 상당 전자담배 한 개 때문에 벌어진 법정 다툼이 결국 헌재의 '수사미진 또는 법리 오해' 지적으로 뒤집힌 이 사건은 사소해 보이는 일이라도 개인의 헌법적 권리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헌재의 '전원일치' 결정은 수사기관, 특히 검찰의 초동 수사 및 법리 적용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경미한 사건일지라도 개인의 헌법적 권리 침해 여부에 대한 철저한 법리 적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불법영득의사'나 '절취 고의'를 판단함에 있어 더욱 신중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 사건은 향후 비슷한 사례에서 억울하게 처벌받거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시민들이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약일보는 이번 판결이 사법 정의 실현과 국민 기본권 보장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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