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규 들어오면 ○○할 때까지 태울 수 있어.」 병원 내 뿌리 깊은 '태움' 문화의 민낯을 드러내며 27세 간호사 고 강수빈 씨를 죽음으로 내몬 비극적 사건이 의료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지난달 2일, 강수빈 씨는 비극적으로 사망했다. 2023년 2월, 간호사의 꿈을 안고 병원에 입사한 지 불과 두 달 만인 4월부터 지옥 같은 '태움'이 시작되었다. 선배 간호사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폭언과 괴롭힘은 강 씨의 삶을 짓눌렀다. 강 씨는 어머니에게 「엄마, 나는 잘못한 게 없잖아. 난 이 일이 정말 좋아. 간호사를 계속하고 싶어. 그리고 도망치고 싶지 않아.」라고 간절히 호소하며 버텨냈다. 그러나 수간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미흡한 조치만이 이어졌고, 강 씨는 결국 지난해 3월 병원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퇴사 후 강 씨는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제기했다. 노동당국은 2025년 9월, 가해자 3명 중 1명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했다. 그러나 시정 조치의 수위는 병원 자체 결정에 맡겨 근본적인 해결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해 12월, 강 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및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지난 3월(2026년 3월)에는 업무상 질병으로 '중증도 우울 에피소드'를 인정받았다. 이처럼 국가 기관으로부터 자신의 고통이 명확히 인정받았음에도 강 씨는 병든 몸과 마음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는 숨지기 전 「내 인생은 망가졌는데, 가해자들이 행복하게 살다니.」라며 통한의 유언을 남겼다.
강 씨의 사망 후 어머니 김모씨는 「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달라.」며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이에 경기남부경찰청은 광역범죄수사대 소속 20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편성하여 이 사건을 전면 재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병원 관계자와 가해 지목 선배들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며 강 씨의 죽음에 대한 진실 규명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고 강수빈 간호사의 비극적인 죽음은 단순히 한 개인의 불행을 넘어, 병원 내 뿌리 깊은 '태움' 문화의 심각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경종이 되고 있다. 노동당국의 직장 내 괴롭힘 시정 조치 권한을 강화하고, 병원 조직 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실질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이번 경찰 수사가 강 씨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명확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정하게 처벌함으로써,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 의료 현장을 만드는 전환점이 되기를 의료계는 물론 국민 모두가 염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