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치의학사의 뿌리를 찾아 평생을 바치고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넘나든 학문의 거인 신재의 박사가 향년 81세로 영면했다.
고인은 이날 오전 6시 경기도 과천 자택에서 별세했다. 한국 치의학사 정립에 헌신하며 이 분야 연구의 지평을 넓힌 그의 별세 소식에 치의학계는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 고인은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치과의사이자, 50대 나이에 단국대 대학원에서 사학과 박사 학위까지 취득해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박사 학위를 모두 소지한 몇 안 되는 학자 중 한 명으로 기록된다.
그의 학문적 여정은 독특했다. 치과의사로 활동하면서도 한국 의료사와 치의학사에 대한 깊은 탐구를 이어갔으며, 특히 50대 나이에 새로운 학문의 길에 뛰어든 그의 열정은 학계에 큰 울림을 주었다. 이러한 배경은 치의학을 단순히 기술적인 분야를 넘어 인문학적 관점에서 통찰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신 박사의 주요 업적은 방대한 저술 활동에서 빛을 발한다. 2004년 출간된 『한국근대치의학사』는 한국 치의학사 연구의 기념비적인 저서로 평가받으며, 이 외에도 『한국 근대의료의 인식』, 『한국 현대 치의학의 발전』 등 다수의 명저를 집필했다. 대한치과의사학회 총무, 부회장, 회장을 역임하며 학회 발전을 이끌기도 했다. 특히 그의 학문적 유산은 가족에게도 이어져, 장남 신유섭 교수(아주대 의대)와 차남 신유석 교수(연세대 치과보존학교실)가 각각 아버지와 함께 치의학사 저술에 참여하며 학문적 계승의 본보기를 보였다. 2015년에는 이들과 공저를 발표하기도 했다.
고인은 소신 있는 역사관으로도 주목받았다. 그는 「대한치과의사협회의 기원을 1925년 한성치과의사회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국 치의학 역사의 중요한 시점에 대한 학술적 논의를 이끌었다. 그의 학계 공로는 여러 차례 인정받았다. 2015년 '제4회 윤광열 치과의료봉사상'을 수상했으며, 2022년에는 '치의신보 올해의 치과인상 사회공로부문'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신재의 박사의 별세는 한국 치의학계에 큰 손실이지만, 그가 정립한 방대한 치의학사 연구와 독창적인 학문 정신은 후학들에게 영원한 귀감이 될 것이다. 그의 업적은 한국 의료사 연구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며 길이 기억될 전망이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7월 2일 오전 10시, 장지는 이천호국원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장명원 여사와 장남 신유섭 교수, 차남 신유석 교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