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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 간병비 절감했지만…통합서비스, '기본 모델'로 가는 길 멀다

고진아 기자

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며 '간병지옥'이라는 깊은 그림자에 직면해 있습니다. 하루 10만 원을 훌쩍 넘는 간병비, 가족의 생계 포기를 강요하는 보호자 간병의 고통 속에서, 2015년 도입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지난 10년간 1조4천억 원이 넘는 간병비를 절감하며 한 줄기 빛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 서비스가 모든 환자에게 공평한 '간병 해방'을 선사하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그 빛과 그림자를 들여다봅니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며 간병 문제가 개인과 가족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육체적·정신적 부담을 지우고 있다. 하루 10만 원에서 15만 원에 달하는 간병비는 가계 경제에 막대한 압박을 가하고, 가족 구성원의 직장 포기로 이어지는 경우도 빈번하여 '간병지옥'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는 2015년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이하 통합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이는 보호자나 개인 간병인 대신 병원 간호팀이 입원 환자를 통합적으로 돌보는 서비스로, 환자의 간병 부담을 덜고 입원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입 후 지난 10년간 통합서비스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2023년 기준 이용 환자는 177만 명을 넘어섰으며, 지난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38.9%에 달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분석 결과, 통합서비스 이용으로 1인당 평균 79만7천685원의 간병비가 절감되었고, 연간 총 1조4천653억 원의 사적 간병비 절감 효과가 추산됐다. 사적 간병률도 2015년 73.1%에서 2023년 59.9%로 하락했으며, 환자 만족도는 93.7%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명확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2026년 6월 현재, 통합서비스는 여전히 낮은 참여율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전국 참여 병상은 8만6천443개로, 전체 병상의 34.4% 수준에 불과하다. 전체 병동을 통합서비스로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118곳에 그치며, 신규 참여 병상 증가세도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연간 1조4천억 원이 넘는 간병비 절감이라는 막대한 경제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다수 환자는 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1.4조 간병비 절감했지만…통합서비스, '기본 모델'로 가는 길 멀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취약 환자 돌봄 문제는 심각한 과제로 지적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분석에 따르면, 의학적 중증 환자일수록 통합병동 이용 가능성이 높았으나, 정작 치매·섬망 환자는 약 21%, 중증 장애인은 약 37% 입원 가능성이 낮게 나타났다. 이는 간호 인력의 관리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이 통합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역설적인 상황인 셈이다.

간호 인력 확보의 어려움도 큰 문제다. 현재의 수가 체계로는 숙련된 간호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부천세종병원 김정숙 간호부원장은 「숙련된 간호인력 확보의 어려움은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하며, 높은 업무 강도와 감정 노동 문제 역시 간호사 이직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이제는 선택적 제도가 아닌 '병원 입원의 기본 모델'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가 현실화를 통해 의료기관의 참여를 유도하고, 간호 인력 배치 기준을 개선하여 숙련된 인력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치매·섬망 환자나 중증 장애인 등 취약 환자군을 위한 전담 지원 체계를 마련하여 모든 환자가 공평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간병은 더 이상 개인의 효심이나 가족의 희생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공적 과제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지난 10년간 '간병지옥'의 부담을 덜어낸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2026년 현재 남겨진 과제는 명확하다. 환자의 회복뿐만 아니라 가족의 삶까지 지켜내는 의료 시스템으로 확고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도의 양적 확대와 더불어 질적 보완이 동시에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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