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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보상' 검체·MRI 수가 2조원 감축...필수의료 '숨통' 트인다

고진아 기자

정부가 과다 책정된 검체 검사 및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수가를 대폭 손질해 연간 2조원의 재정을 확보, 이를 만성적 저수가에 시달리던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투입하겠다는 파격적인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방안을 오늘 공개했다.

2026년 6월 17일, 보건복지부는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공청회를 열고 의료 현장의 고질적인 수가 불균형을 해소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이달 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혁신이 시급했던 배경에는 특정 검사의 과도한 수가 책정과 그로 인한 의료 이용량 증가, 그리고 필수의료 분야의 만성적인 저보상이 자리 잡고 있다. 보건복지부 분석에 따르면, 2023 회계연도 기준 건강보험 비용 대비 수익률은 검체 검사가 평균 190%, CT·MRI 검사가 평균 200%에 달했다. 반면, 입원은 57.3%, 재활은 62%, 진찰은 70.7%로 원가에도 못 미치는 심각한 불균형을 보였다.

이러한 과보상은 불필요한 검사 증가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 인구 1천명당 CT 촬영 건수가 333.5건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77.9건을 훌쩍 뛰어넘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혈액검사는 연간 211만회, CT 촬영은 2020년 1105만 건에서 2024년 1474만 건으로 급증하는 등 검사 건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과보상' 검체·MRI 수가 2조원 감축...필수의료 '숨통' 트인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러한 왜곡된 수가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과보상’ 수가 감축을 추진한다. 1단계로 비용 대비 수익이 150%를 초과하는 검사의 수가를 150%로 낮춘다. 이어서 2028년까지 2단계로 검체 검사나 CT·MRI의 수익비를 110%까지 낮춰 수가를 합리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2조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절감된 2조원은 필수 의료의 핵심 분야에 재투자된다. 중증, 응급, 소아·모자의료, 재활 분야 보상을 대폭 강화하고, 지난 20여년간 동결되었던 진찰료 인상에도 사용될 계획이다. 이는 저수가로 고통받던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진들에게 실질적인 보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날 공청회에서 「건강보험을 지역·필수의료 중심으로 대폭 혁신하겠다」고 밝히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달 말 최종 확정될 이번 방안은 그동안 제기되어 온 의료비 지출 효율성 문제와 필수의료 붕괴 위협에 대한 정부의 전면적인 대응으로 평가된다.

이번 수가 구조 혁신이 단순히 재정 절감에 그치지 않고, 그동안 왜곡되었던 의료 현장의 보상 불균형을 해소하며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양질의 필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지역·필수의료 강화로 이어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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