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여겨지던 도시의 낮은 수준 대기오염도 심장을 병들게 하며, 심장 CT 결과 관상동맥 질환을 진행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2026년 6월 10일, 캐나다 토론토대 케이트 해너먼 박사 연구팀이 북미방사선학회 학술지 ‘방사선학(Radiology)’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는 대기질 규제 기준 이하의 낮은 대기오염 수준에서도 심장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 연구는 2012년부터 2023년까지 캐나다 토론토 지역 3개 병원에서 심장 CT 검사를 받은 성인 1만1128명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여 그 신뢰성을 높였다.
연구의 핵심은 초미세먼지(PM2.5)와 이산화질소(NO₂) 같은 대기오염 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이 관상동맥 질환의 진행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했다는 점이다. 분석 결과, 초미세먼지 노출이 1㎍/㎥ 증가할 때마다 심장 건강의 중요한 지표인 관상동맥 칼슘 점수(CACS)는 11% 높아졌고, 동맥경화반(플라크) 부담이 더 높은 범주에 속할 가능성은 13% 증가했다. 더욱이, 혈관이 좁아지는 폐쇄성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은 무려 23%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위험 증가가 ‘안전하다고 여겨지던’ 수준의 대기오염도에서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연구 대상자들의 10년 평균 초미세먼지 노출 중앙값은 7.5㎍/㎥로, 이는 현재 캐나다 대기질 기준인 8.8㎍/㎥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대기질 규제 기준 이하의 농도에서도 심장질환 위험이 유의미하게 상승했다는 결과는 대기오염 관리 정책에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산화질소 노출 역시 관상동맥 칼슘 점수 및 플라크 부담 증가와 관련이 있었으며, 특히 여성에게서 폐쇄성 관상동맥질환과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이는 성별에 따른 대기오염의 건강 영향 차이에 대한 추가 연구 필요성을 제기한다.
케이트 해너먼 박사는 이번 연구의 의의에 대해 「이 연구는 심장 CT를 이용해 대기오염과 더 진행된 관상동맥 질환의 연관성을 보여준 최대 규모 연구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기존 연구들이 주로 대기오염과 심혈관 질환 발생의 초기 단계 연관성을 다루었다면, 이번 연구는 심장 CT를 통해 관상동맥 내부의 칼슘 축적과 플라크 형성 등 ‘진행된 질환’의 양상까지 평가했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정책적 노력과 도시계획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단순히 환경 보호를 넘어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필수적인 과제임을 보여준다. 해너먼 박사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정책과 도시계획, 개인 차원의 노력이 심혈관 건강과 기후변화 대응에 모두 이익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대기질 개선이 심혈관 건강 증진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윈-윈’ 전략임을 역설했다. 정책 입안자와 개인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이 시급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