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소년들의 음주와 흡연 신규 경험률이 상급 학교로 진학하는 시점에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술은 중학교 1학년, 담배는 고등학교 1학년 시기에 처음 접하는 비율이 가장 높아 교육 당국의 집중적인 예방 관리와 보호자 대상 교육 강화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이 동일 집단을 장기적으로 추적 조사하는 청소년건강패널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청소년의 건강 행태 변화와 이에 따른 선행 요인을 공개했다. 이번 분석은 2019년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학생 5,051명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시점까지 매년 추적 조사한 데이터(2019∼2024년)를 근거로 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동일 집단을 초등학교 6학년부터 시작해 향후 10년간 매년 추적하여 건강 행태의 변화를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2026년 4월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새로운 교육 환경에 노출되는 진학 시기에 음주와 흡연을 처음 경험하는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관측됐다.
▲ 상급 학교 진학 시점의 건강 행태 변화 추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술을 한 모금이라도 처음 마셔본 시점은 흡연을 처음 접하는 시기보다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술을 접하는 신규 경험률은 중학교 1학년으로 진급하는 시점에 15.6%를 기록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초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중등 교육 과정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신체적, 심리적 변화와 더불어 주변 환경의 변화가 음주 시도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임을 시사한다. 한 번이라도 술을 경험한 학생의 비율은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청소년기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학교 1학년 이후의 연차별 음주 신규 경험률을 살펴보면 중학교 2학년 진급 시 12.6%, 중학교 3학년 진급 시 12.6%로 나타났다. 이어 고등학교 1학년으로 진급할 때 13.5%, 고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갈 때 13.1%를 기록하며 매년 12%에서 13% 사이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데이터는 중학교 입학 시기에 형성된 음주에 대한 호기심이나 경험이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도 반복되거나 신규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따라서 음주 예방을 위한 조기 개입의 적기는 중학교 입학 이전이나 중학교 1학년 초기 단계에 집중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 중학교 1학년 시기 음주 경험 급증 양상 분석
흡연 관련 지표에서는 음주와는 다른 추세가 확인됐다. 흡연에 관한 조사는 일반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 그리고 가열담배(궐련형 전자담배) 등 세 가지 제품군을 모두 포함하여 신규 사용률과 현재 사용률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담배 제품의 연차별 신규 사용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 지점은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올라가는 진학 시기였다. 해당 시기의 신규 흡연 유입률은 3.29%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중학교 재학 기간 중 나타난 수치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성별에 따른 차이도 극명하게 나타나 남학생의 신규 사용률은 4.31%에 달한 반면 여학생은 2.25% 수준을 보였다.
흡연의 연차별 흐름을 구체적 수치로 분석하면 중학교 1학년 진학 시 0.29%에 불과했던 신규 사용률은 중학교 2학년 1.34%, 중학교 3학년 2.38%로 점진적으로 상승하다가 고등학교 1학년 진학 시 3.29%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고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3.22%를 기록해 상승 폭이 다소 둔화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상급 학교로의 전환기인 고등학교 1학년 시기가 청소년들이 담배 제품을 처음 접하게 되는 가장 위험한 구간임을 의미하며, 이 시기의 예방 교육이 평생의 건강 습관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고등학교 1학년 흡연 신규 유입 최고치 기록
조사를 수행한 연구진은 이번 분석 결과가 청소년의 흡연과 음주 예방을 위한 정책적 개입 시기를 설정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근거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중학교 후반부에서 고등학교 초입으로 연결되는 시기가 담배 제품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골든타임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 진행되는 흡연 예방 교육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청소년의 생활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단순히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가정과 학교가 연계된 입체적인 관리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청의 청소년건강패널조사는 향후에도 동일 집단에 대한 추적을 지속하여 이들의 건강 행태가 성인기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리고 어떤 요인이 건강 위해 요소를 차단하거나 촉진하는지를 심층 연구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상급 학교 진학이라는 환경적 변화가 청소년의 건강 행태에 미치는 영향력을 통계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교육 당국과 보건 당국은 이번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학 시기별 맞춤형 예방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하고, 특히 음주 저연령화 추세와 고교 진입기 흡연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