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9명이 완치되는 소아 뇌종양도 '진정한 완치'는 아니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두개강 내 배아종 환자 160명을 장기 추적한 결과, 최초 치료 후 무려 평균 17.6년 뒤에 새로운 암이 발병하는 '이차암'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 성장기 방사선 노출 환자들에 대한 평생 추적 관찰의 필요성이 2026년 07월 28일 제기됐다.
두개강 내 배아종은 소아청소년 및 젊은 성인에게 주로 발생하는 뇌종양으로, 항암 및 방사선 치료 반응이 비교적 좋아 높은 생존율을 보인다.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왕규창 명예교수팀(현 국립암센터 소속)은 1983년부터 2013년까지 두개강 내 배아종 환자 160명을 대상으로 장기 추적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연구 결과는 희망적이었다. 환자들의 치료 후 5년 생존율은 93.8%, 10년 생존율은 88.6%로 매우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기존 종양 재발률 또한 치료 5년 이후 5.6%에서 안정화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그러나 '완치'라는 낙관적인 평가 이면에 숨겨진 장기 합병증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다. 기존 종양 재발이 안정화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차암 누적 발생률은 5년 0.6%, 10년 2.1% 등으로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이차암이 발생한 환자 14명은 최초 치료 후 평균 17.6년이라는 예상치 못한 긴 시간 뒤에 진단받아 충격을 안겼다. 이들 중 11명은 10대에 최초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성장기 방사선 노출이 이차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지적됐다.
이차암은 단순한 합병증을 넘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전체 사망 환자 31명 중 무려 9명이 방사선 치료 후 발생한 이차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 소아 뇌종양 생존자들에게 이차암이 주요 사망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차암 외에도 다양한 장기 합병증이 관찰됐다. 환자의 19.5%는 호르몬 보충 치료가, 2.5%는 방사선 유발 혈관 질환 치료가 필요했다. 이는 소아 뇌종양 생존자들이 수십 년간 다양한 건강 문제에 직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김승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치료 후 수십 년이 지난 시점에도 이차암과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경각심을 고취시켰다. 김 교수는 또한 「20년 이상의 장기 생존자 관리 시스템과 세대를 이어가는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소아 뇌종양 완치자들에 대한 평생에 걸친 포괄적인 관리와 추적 관찰의 시급성을 역설하는 대목이다.
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의 지원을 받아 신경종양학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높은 생존율이라는 긍정적 성과 이면에 숨겨진 장기적 위험을 환기하며, 환자와 보호자들에게는 지속적인 추적 관찰의 중요성을, 의료계에는 20년 이상을 아우르는 장기 관리 시스템 구축 및 세대를 잇는 추적 연구의 시급성을 촉구하며 의약·보건 정책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