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비만과 과음이 없어도 간 건강에 안심은 금물이다. 오늘(23일) 발표된 대규모 빅데이터 연구는 흡연이 젊은 층 지방간의 예상치 못한 핵심 주범임을 경고했다.
이대서울병원 첨단의생명연구원 지용호 교수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 공동연구팀은 비만하거나 과음하지 않는 젊은 층에서도 흡연이 지방간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젊은 세대의 간 건강에 대한 기존 인식을 뒤엎는 중요한 발견으로 주목된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한국 성인 349만6,144명(남성 62%, 여성 38%)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2022년까지 약 18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는 국내외를 통틀어 젊은 성인의 흡연과 지방간 연관성을 다룬 연구 중 최대 규모이며, 높은 신뢰도를 확보했다.
조사 결과, 비흡연 2030세대에게도 흡연은 지방간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였다. 남성의 경우 하루 20개비 이상 흡연 시 지방간 위험이 41% 증가했으며, 10~19년간 흡연 시에도 15% 상승했다. 특히 여성은 10~19년 흡연군에서 지방간 위험이 무려 55% 급증해 남성보다 증가폭이 현저히 컸다. 여기서 지방간은 지방간 지수(FLI) 60 이상으로 진단됐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러한 흡연의 지방간 연관성이 체질량지수(BMI) 25 미만이거나 하루 알코올 섭취량 25g 미만인, 즉 '겉보기에 건강한' 젊은 층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비만이나 과음과 같은 기존 위험 요인이 없어도 담배가 간 건강을 위협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흡연이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지질대사를 교란하며, 전신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 등을 유발해 간 내 지방 축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복합적인 생리적 기전을 통해 흡연이 지방간 발생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 결과는 소화기·간장학 국제학술지 '위장병·간장학'(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게재되어 그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연구는 젊은 층의 간 건강 관리 패러다임을 전환할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용호 교수는 「앞으로 건강검진 단계에서 조기 개입이 가능한 예측 모델과 예방전략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히며, 흡연이 단순한 폐 건강 문제를 넘어 전신 건강, 특히 간 건강에 미치는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정부와 보건 당국은 젊은 세대의 간 건강 증진을 위해 흡연 예방 및 금연 정책 강화에 더욱 힘써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