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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가지 약도 소용없던 고혈압, 수술로 혈압 51mmHg 낮춰 새 삶

고진아 기자

「혈압 수치를 보고서도 잘못 본 줄 알고 한참을 봤습니다.」라는 50대 환자의 메시지처럼, 6가지 약으로도 꿈쩍 않던 혈압을 114/83mmHg로 떨어뜨리며 '새로운 삶'을 선사한 혁신적인 '복강경 신장신경차단술'이 저항성 고혈압 치료의 새 지평을 열었다.

2026년 현재, 대한민국 성인 3명 중 1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이 중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는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크게 높은 고위험군이다. 이들은 혈압이 180~200mmHg 이상으로 치솟아 응급실을 반복 방문하며 약물 증량 외 대안이 없어 큰 고통을 겪어왔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신장신경차단술(RDN)'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시술은 혈압 상승의 주범인 신장 주변 교감신경의 과도한 신호를 선택적으로 차단해 혈압을 근본적으로 낮추는 방식이다.

특히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정창욱 교수가 개발한 '복강경 신장신경차단술(eRDN)'은 기존 혈관 내 카테터 방식에서 진일보한 혁신 기술이다.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해 신장 주변 신경을 직접 차단하며, 정 교수는 2019년 헬스케어기업 딥큐어(DeepQure)를 설립해 국내외 임상시험을 진행해 왔다.

7가지 약도 소용없던 고혈압, 수술로 혈압 51mmHg 낮춰 새 삶
[사진=연합뉴스]

임상시험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항고혈압제 7가지를 복용해도 200/120mmHg 이상이던 50대 여성 환자는 시술 후 6개월 만에 모든 약을 끊었으며, 1년 후에는 단 2가지 약으로 정상 혈압을 유지 중이다. 19세 남성 환자 또한 6가지 약으로 조절 불가였으나, 시술 1년 후 2가지 약으로 안정적인 혈압을 유지하며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했다.

국내 임상시험은 9명의 환자를 12개월간 추적, 수술 전 평균 165mmHg였던 수축기 혈압이 수술 후 114mmHg로 평균 51mmHg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현재 국내 임상은 마무리 단계이며, 이 시술은 최소 절개로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거의 없고, 환자들이 통증이나 불편감을 호소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복강경 신장신경차단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스탠퍼드대병원, 메이요클리닉, UC어바인, 플로리다대, 헨리포드병원 등 미국 내 5개 주요 의료기관에서 활발히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는 이 치료법의 국제적인 인정과 미래 가치를 시사한다.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정창욱 교수는 「혈압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생명 지표」라고 강조하며, 복강경 신장신경차단술이 저항성 고혈압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현실적인 치료'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혁신적인 수술은 혈압 조절을 넘어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심뇌혈관질환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미래 의료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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