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대한민국은 초저출생 비상 국면이지만, 정작 아이를 낳고 기르는 직장인 절반 가까이는 육아휴직조차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실태가 드러났다. 특히 여성 비정규직 직장인 10명 중 7명은 휴가 사용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저출생 해법의 핵심인 일-가정 양립 지원 제도가 현장에서 무력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6년 07월 19일, 직장갑질119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 1일부터 9일까지 전국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6.7%가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는 직장인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로, 법으로 보장된 제도가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취약 계층의 어려움은 더욱 극심했다. 여성 비정규직의 경우 70.2%가 육아휴직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해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비정규직 직장인 전체로 확대하면 62.3%가 육아휴직 사용에 난색을 표했으며, 영세 사업장인 5인 미만 사업장 직장인도 68.6%가 육아휴직 사용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출산휴가 역시 41.6%의 직장인이 사용에 어려움을 느꼈으며, 이 또한 여성 비정규직에게서는 65.9%에 달하는 부정적인 응답률을 보였다.
문제는 육아휴직과 출산휴가에 그치지 않았다. 가족돌봄휴가 및 휴직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2%가 사용이 어렵다고 답해, 육아·출산 제도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자녀 양육 외에도 노부모 봉양 등 다양한 가족 돌봄 수요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직장인들이 돌봄과 업무를 병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방증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제도 이용을 가로막는 다양한 갑질 사례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접수된 출산·육아 관련 갑질 상담만 36건에 달했다. 이 중에는 「육아휴직 중 퇴사 통보」, 「복귀 후 따돌림」, 「단축 근무 중 업무량 증가로 인한 야근 강요」, 「단축 근무 신청 시 원거리 발령」 등 비인간적이고 부당한 사례들이 다수 확인됐다.
직장갑질119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의 실효성은 결국 사업장 규모, 고용 형태 등 노동조건에 따라 좌우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갑질을 근절하고 출산휴가, 육아휴직이 당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초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제도의 법적 보장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자유롭게 사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신고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불이익 조치에 대한 상시 근로감독 체계를 구축하고 위반 사업주에 대한 처벌과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당연한 조직 문화 정착은 초저출생 위기 극복의 전제 조건이자,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과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