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우울증 환자의 '웃음 실종' 현상이 세로토닌 생성·분비 신경회로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첨단 기술로 밝혀내며, 우울증의 핵심 증상인 '무쾌감'에 대한 생물학적 단서를 제시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이날, 우울증의 주요 특징인 '무쾌감', 즉 즐거움을 느끼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증상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해소할 중요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주요 우울장애 여성 환자 66명과 건강 대조군 46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기반 표정 분석,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세로토닌 수송체 유전자(SLC6A4) DNA 메틸화 분석이라는 융합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우울증 여성 환자들은 즐거운 영상을 볼 때 건강 대조군보다 긍정적 표정 점수가 약 55%나 낮게 나타났다. 이는 우울증 환자들이 느끼는 즐거움과 표정 표현 사이의 괴리를 수치로 증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세로토닌을 생성하고 분비하는 주요 뇌 부위인 배측 솔기핵(Dorsal Raphe Nucleus)을 중심으로 한 신경회로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규명했다. 특히 우울증 환자에게서는 해당 신경회로의 기능적 연결성이 건강 대조군보다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뇌 신경회로의 미묘한 변화가 감정 표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세로토닌은 기분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알려져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정창진 박사는 이번 연구의 의미에 대해 '이번 연구는 우울증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긍정적 표정 감소 현상을 뇌 신경회로와 후성유전체 변화로 설명한 연구'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AI, 뇌 영상, 유전자 분석 등 첨단 기술이 우울증의 복합적인 생물학적 변화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로써 우울증 환자가 즐거워도 웃지 못하는 '웃음 실종' 미스터리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한 단계 진전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우울증 진단 및 치료 패러다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지닌다. 표정 기반 디지털 바이오마커와 뇌 영상 기술을 활용한 객관적인 진단 도구 개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며, 개인 맞춤형 치료 기술 발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이번 발견은 우울증 환자들의 '무쾌감' 증상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모색하는 데 결정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