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의 주범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균의 제균 치료가 대장암 발생 위험을 34%, 사망 위험을 무려 49%나 감소시키는 '획기적 성과'를 국내 대규모 연구를 통해 입증하며 의료계에 새로운 암 예방 전략의 지평을 열었다.
2026년 7월 14일, 한양의대·이화의대·성균관의대 공동 연구팀은 최신호 '위장병·간장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가 위암뿐 아니라 대장암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결과를 보여 국민 건강 증진에 새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를 받은 성인 93만1천585명을 평균 12.4년 추적 관찰한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제균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치료하지 않은 대조군 대비 대장암 발생 위험이 34% 낮았으며, 이는 일반인 100명에게 대장암이 발생할 때 제균 치료를 받은 사람은 약 66명만 발생한 셈이다.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49% 감소해, 그 임팩트가 더욱 강력하다.
헬리코박터균 제균의 대장암 예방 효과는 30대부터 70세 이상까지 거의 모든 연령층에서 지속적으로 관찰됐다. 특히 50대와 70세 이상에서는 약 38%의 발생 위험 감소를 보이며 광범위한 효과를 입증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그 효과가 시간이 흐를수록 증폭된다는 것이다. 제균 치료 5년 미만 시에는 대장암 발생 위험이 20% 감소했으나, 10년 이상 경과 후에는 무려 48%까지 감소 폭이 커져 장기적인 예방 전략으로서의 가치를 더했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이 유발하는 만성 염증 및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제균 치료 후 회복되면서 장 점막 보호 기능이 살아나고 염증이 감소한 결과로 이러한 대장암 예방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암의 주요 원인으로 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지만, 그 영향이 장내 환경 전반에도 미친다는 사실이 새롭게 조명된 것이다.
이번 국내 연구의 신뢰성은 국외 연구를 통해 더욱 강화된다. 앞서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연구팀은 2024년 '임상 종양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재향군인 81만2천73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헬리코박터균 감염 시 대장암 발생률이 18%, 사망률이 12%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특히 미치료 감염자는 발생률 23%, 사망률 40% 증가를 보여 국내 연구와 맥락을 같이하며 헬리코박터균과 대장암의 연관성에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위암과 대장암이 모두 흔한 우리나라에서는 적극적인 헬리코박터균 검사와 제균 치료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가 단순한 위암 예방을 넘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주요 암인 대장암 예방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가 기존의 위암 예방 필수 전략을 넘어, 대장암 예방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국가 차원의 헬리코박터균 검진 및 제균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검토와 의료기관의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 위암과 대장암 유병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두 가지 암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으로서 제균 치료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암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보건 전략의 시작을 알리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