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병원에 가기 전, 집 안에서의 사소한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도 뇌혈관질환 위험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고령자의 일상 데이터를 분석해 뇌혈관질환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수면·활동량 변화가 '뇌 건강'의 신호등
KAIST 연구팀은 ㈜리본케어와 협력해 고령자 1,224명의 1만 3천여 개 라이프로그(일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고령자의 수면, 일주기 리듬, 실내 환경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학습시켜 AI가 질환 위험 단계를 스스로 식별하게 했다.
분석 결과, 뇌혈관질환 진단이 임박한 시기에는 고령자들의 생활 패턴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수면 리듬의 붕괴: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도 움직임이 지속되는 등 규칙적인 수면 패턴이 깨지는 양상을 보였다.
저녁 시간대 활동 위축: 오후 6시부터 밤 10시 사이의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길어졌다.
실내 환경 요인: 실내 습도가 낮은 건조한 환경 역시 뇌혈관질환 진단이 임박했을 때 나타나는 주요 변수 중 하나로 확인됐다.
AI는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환 진단 4주 전인 '진단 임박 구간'과 12주 전인 '비임박 구간'을 96.53%의 높은 정확도로 구분해 냈다.
"병원 진료의 '골든타임' 연결하는 징검다리"
이번 연구를 이끈 임리사 교수는 이번 기술의 핵심이 "병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 내 생활 변화를 통해 병원 진료가 필요한 시점을 적절히 안내하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즉, 고령자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변해가는 일상의 리듬을 AI가 먼저 포착하여, 질병이 악화되기 전에 의료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조기 경보 시스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 결과는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만큼이나, 자신의 활동 패턴에 작은 변화가 생겼을 때 이를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뇌혈관질환 예방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