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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 체불 부울경 병원 98% 불법, 의료진 희생 강요 논란

고진아 기자

부산·울산·경남 지역 병원 179곳 중 무려 176곳(98.3%)에서 911건의 노동관계법 위반과 총 8억 1천400여만원에 달하는 임금 체불이 적발되며 의료 현장의 '불법 낙원'이라는 충격적인 민낯이 드러났다. 이는 의료 종사자들의 땀과 노력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다시 한번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산고용노동청은 최근 석 달간 청년·여성 노동자 고용이 많아 노무관리가 취약할 것으로 우려되는 부울경 지역 일반 및 요양병원 179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기획 감독을 실시했다. 의료 현장의 특성상 연중무휴 교대제 근로와 빈번한 휴일 대체 근로가 이루어지는 만큼, 그 어느 곳보다 철저한 노무관리가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번 감독에서 드러난 구체적인 위반 사례는 의료기관의 고질적인 노동법 경시 풍조를 여실히 드러냈다. 대표적으로 A 병원은 27명의 간호사 등에게 간호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아 총 6천600여만원을 체불했으며, B 요양병원은 65명에게 공휴일 가산 수당 2천5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근로계약서 미작성, 연차수당 미지급 등 다양한 위반 행위가 적발됐다.

8억 체불 부울경 병원 98% 불법, 의료진 희생 강요 논란
[사진=연합뉴스]

부산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이번 적발과 관련하여 「연중무휴 교대제 근로와 휴일 대체 근로가 빈번함에도 통상임금 산정 등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근로계약서와 임금 명세서 필수기재 사항 누락 등 전반적인 기초노무관리도 취약했다」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노동청은 적발된 모든 사업장에 대해 체불 임금 전액을 즉시 청산하도록 지시했으며, 시정 명령 불이행 시 사법처리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번 대규모 노동법 위반 적발은 의료기관들이 수익 창출에만 몰두한 나머지 정작 내부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마저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만든다. 의료 서비스의 핵심 주체인 의사, 약사, 간호사 등 의료 종사자들의 정당한 노동 환경 보장은 단순히 법적 의무를 넘어, 의료 서비스의 질과 환자 안전을 담보하는 필수적인 요소임을 의료기관 스스로 깨달아야 할 때다. 단순 체불 임금 청산을 넘어, 의료기관이 투명하고 합법적인 노무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료 종사자들을 존중하는 문화적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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