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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마라톤 열사병 사망, '부실 의료·안전 불감증' 책임자 송치

고진아 기자

무더위 속에서 '성과'에 눈이 멀어 20대 취사병의 목숨을 앗아간 군 마라톤 비극의 책임자들이 마침내 검찰의 칼날 앞에 섰다. 단순한 불운이 아닌, '위험성 평가' 없는 무모한 강행, 그리고 '골든타임'을 놓친 부실한 의료 대처가 빚어낸 참사임이 밝혀지며, 다시 한번 군 의료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건은 지난해 2025년 9월 5일, 육군 8사단이 포천천에서 6·25 전쟁 영천대첩 승리를 기념한다며 9.13km 마라톤 대회를 강행하면서 발생했다. 이날 최고 기온은 31도, 습도는 70%에 달하는 살인적인 무더위였다. 입대 4개월 차 20대 故 지수혁 일병(상병 추서)은 약 8km 지점에서 쓰러져 열사병으로 숨졌다. 꽃다운 젊음이 무책임한 지휘부의 결정 아래 스러진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오늘(11일) 해당 부대 사단장 등 군 책임자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10개월간의 수사 끝에 군 수뇌부의 명백한 책임이 드러난 것이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참사는 총체적인 안전 관리 부실에서 비롯됐다. 군 규정상 필수로 요구되는 '위험성 평가'는 전무했고, 응급의료 지원 태세 강구, 전우조 편성, 점진적 연습 등 형식적인 안전 지침마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특히, 취사병은 체력 단련 기회가 부족하고 대회 직전 4km 연습이 전부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회 당일 오전 5시 30분 기상해 7시까지 식사 준비를 마친 뒤 곧바로 마라톤에 참가해야 했다. 병사의 특성과 체력 상황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무모한 강행이었다.

군 마라톤 열사병 사망, '부실 의료·안전 불감증' 책임자 송치
[사진=연합뉴스]

치명적인 현장 의료 공백 또한 지 일병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결정적 원인이었다. 지 일병이 쓰러졌을 당시, 현장에는 군의관이 비번이었고, 간호장교는 대회 참가자로 뛰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의료 장비조차 없는 군 코란도 차량으로 이송되면서 지 일병은 '골든타임'을 놓치고 말았다. 기본적인 응급 의료 시스템조차 작동하지 않은 현장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사건 초기, 군 자체 수사에서는 사단장 등 윗선 책임자들이 제외되어 책임 회피 논란이 일었다. 이에 유가족은 직접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의 재수사를 통해 사단장까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되어 총 4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유가족은 「지수혁 일병의 억울한 죽음은 개인의 불운이 아닌, 안전을 도외시한 채 성과주의에 매몰된 지휘부의 명백한 책임」이라며 절규했다. '6·25 전쟁 영천대첩 승리 기념'이라는 숭고한 취지 뒤에 31도 무더위, 습도 70%의 살인적인 환경에서 병사를 뛰게 한 군 지휘부의 모순이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9.13km 완주를 요구받았으나, '점진적 연습'이라곤 대회 직전 '4km' 한번이 전부였던 취사병의 현실은 숫자 대비가 주는 비극성을 더욱 극대화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부대의 문제를 넘어, 군 전반의 병사 인권과 안전 관리 시스템, 특히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 및 응급 의료 태세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한다. 의약일보는 열사병 등 온열질환 관리의 중요성과 응급 의료 시스템의 철저한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앞으로 유사한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군 당국의 실질적인 변화와 제도 개선, 그리고 유가족이 바라는 '일벌백계'를 통한 재발 방지 노력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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