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의 실태조사가 확인되면서 병원과 간접납품업체(간납업체) 간 '유령 유통사'를 통한 수백억 원대 의료비 유출 실상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을지재단의 간납업체 토탈메디칼은 전체 매출의 99.6%를 특정 재단 병원에서 올리고 당기순이익을 넘어서는 105.6%의 배당성향을 보이며 '정상 거래라 볼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의료기관에 의료기기, 의약품, 소모품 등을 공급하는 간납업체는 본래 유통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일부 간납업체는 병원 경영진의 '쌈짓돈 창구'로 변질돼 '셀프 납품'을 통한 불필요한 마진을 남기고, 이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의료비 상승과 건강보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고질적으로 제기됐다. 이러한 기형적 유통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지난 2026년 5월 말부터 병원과 간납업체 간 '셀프 납품' 및 불법 리베이트 실태조사를 진행 중인 사실이 오늘(8일) 확인됐다.
이번 실태조사의 핵심 타깃 중 하나는 을지재단 산하 병원(의정부, 대전, 노원 을지대병원)에 의료기기를 독점 공급하는 토탈메디칼이다. 2003년 설립된 토탈메디칼은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 부부가 설립했으며, 2022년 을지학원의 수익사업체인 이유인베스트(대표 최헌호)에 매각되어 현재 을지학원의 손자회사 형태로 운영된다. 홍성희 을지대 총장은 을지재단 주요 인물이다.
토탈메디칼의 2025년 재무제표는 이러한 '수상한 거래' 의혹을 더욱 증폭시킨다. 2025년 토탈메디칼의 전체 매출 720억 8천654만 원 중 무려 99.6%가 을지재단 병원에서 발생했다. 이는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나는 압도적인 특정 병원 의존도이다. 더욱이 토탈메디칼은 2025년 당기순이익 29억 3천655만 원 대비 105.6%에 달하는 31억 20만 원을 배당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볼 때 정상적인 거래 관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 역시 이러한 왜곡된 유통구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규제 강화에 나섰다. 2025년 12월 말 개정된 의료기기법은 병원장과 2촌 이내 친족 등 특수관계 간납업체와의 거래를 2027년 12월부터 제한하도록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개정안의 한계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병원장이 지분율을 낮추거나 3촌 이상 대리인을 내세워 규제를 피하는 '꼼수'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현행 법안만으로는 '돈의 흐름'을 구체적으로 추적하는 장치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의 실태조사와 2027년 12월 시행될 개정 의료기기법이 을지재단-토탈메디칼 사례와 같은 고질적인 병원과 '유령 간납업체' 간의 검은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단순한 특수관계 규제를 넘어 '돈의 흐름'을 구체적으로 추적하고 지분 변동 등 '꼼수'를 방지할 수 있는 명확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왜곡된 의료기기 유통구조를 바로잡고 국민 의료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