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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1천명 넘었다…'바이러스보다 제도'가 확산 주범

고진아 기자

현재, 콩고민주공화국을 덮친 1천명 이상 분디부조형 에볼라 유행은 단순한 감염병 보도를 넘어, 백신·치료제조차 없는 이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왜 퍼지는지 그 배경에 숨겨진 '제도적 늑장 대응'의 민낯을 의약일보가 집중 조명한다.

2026년 6월 하순,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이투리주에서 1천명을 넘어서는 분디부조형 에볼라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기록상 두 번째로 큰 유행으로, 인접국인 우간다에서도 연결 사례가 확인되며 국경을 넘는 위협으로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유행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분디부조형 에볼라여서 의료계의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고려대학교 아프리카연구센터 최두영 연구위원은 이번 확산의 주된 원인을 바이러스 자체보다 '제도적 늑장 대응'으로 진단했다. 최 연구위원은 '문제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문제는 제도다'라며, 분쟁으로 인한 치안 불안, 부족한 보건 인프라, 늦은 진단 및 재원 확보, 그리고 정부와 보건당국에 대한 사회적 신뢰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에볼라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감염병은 행정 절차를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에볼라 1천명 넘었다…'바이러스보다 제도'가 확산 주범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과거 에볼라 대유행을 일으켰던 자이르형 에볼라의 경우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돼 있지만, 이번 분디부조형 에볼라는 '자이르형 백신은 있어도 분디부조형은 없다'는 냉혹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는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하는 지점이다. 민주콩고 국립생물의학연구소 장자크 무엠베 소장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아프리카 CDC 등과 협력하여 자생적인 대응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근본적인 제도 개선 없이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보건당국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콩고민주공화국을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에볼라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에볼라와 같은 신종 감염병은 단순히 국경 봉쇄만으로는 완벽히 막아내기 어렵다. 세계가 연결된 현대 사회에서 특정 지역의 보건 위기는 곧 전 세계의 위기로 번질 수 있음을 우리는 메르스,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경험했다.

에볼라에 대한 막연한 공포나 무관심 대신, 정확한 이해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은 메르스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제 아프리카 보건 위기를 단순히 '긴급 구호'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아프리카 자체 보건체계 구축을 지원하는 '파트너십' 관계로 접근하는 장기적인 전략이 요구된다. 이는 인류 보편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필수적인 투자이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해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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