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움직임을 관찰해 행동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연구팀은 최근 생쥐의 신체 움직임을 언어처럼 학습하여 행동의 의미까지 이해하는 혁신적인 AI 모델 '비헤이버트(BehavBERT)'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골격 좌표를 '언어'로 변환, 행동의 맥락 이해
연구팀은 생쥐의 코, 귀, 척추, 사지, 꼬리 등 신체 부위별 골격 좌표를 데이터화하여 '토큰'으로 변환했다. 이를 자연어 처리에 널리 사용되는 트랜스포머 기반의 AI 모델에 입력해 학습시킨 결과, 비헤이버트는 단순한 동작 분류를 넘어 시간의 흐름에 따른 행동의 맥락과 의미를 스스로 터득하는 능력을 보였다.
연구팀 관계자는 "AI 내부에서 움직임과 주의력, 사회성 같은 행동 특성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동물들의 행동 체계 안에도 인간의 언어와 유사한 의미 구조가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5종 국제 표준 벤치마크 석권… '해석 가능성'이 핵심
비헤이버트의 성능은 기존 최고 수준의 모델들을 압도했다. 사회적 상호작용, 다개체 행동, 3차원 움직임 분석, 자폐 행동 분석 등 5종의 국제 표준 벤치마크에서 모두 기존 성능을 뛰어넘는 결과를 달성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해석 가능성'이다. AI가 단순히 결론만 내놓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근거가 된 행동적 특징을 연구자에게 제시한다. 이는 연구자가 AI의 분석 과정을 투명하게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게 해, 복잡한 동물 행동 데이터를 정밀하게 추적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생명과학 연구의 새로운 '표준 도구' 예고
이번 연구를 총괄한 김대수 교수는 비헤이버트가 생명과학 연구 현장에 불러올 변화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비헤이버트는 행동의 의미까지 이해할 수 있는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이라며 "향후 신약 개발 과정에서의 효능 평가, 복잡한 정신질환 연구, 유전자 발현에 따른 행동 변화를 추적하는 행동유전학 등 다양한 생명과학 분야에서 핵심적인 연구 도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계는 이번 기술이 동물 모델을 활용한 난치병 치료제 개발과 뇌 과학 연구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