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기를 얼마나 먹느냐'에만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제는 '어떤 고기를 먹느냐'에 집중할 때가 왔다. 2026년 6월 25일 공개된 서울대병원과 이대서울병원 공동 연구 결과는 남성은 붉은 고기가 위암 사망 위험을 52% 낮추는 의외의 결과를 보인 반면, 여성은 내장육 섭취가 유방암 사망 위험을 2.57배, 췌장암 사망 위험을 1.83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드러나 육류 섭취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와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인선 교수 공동 연구팀은 40세 이상 성인 14만7천562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분석 결과를 오늘 발표했다. 이 연구는 육류 종류별 섭취량과 암 종별 사망률의 연관성을 심층적으로 파악했으며, 그 결과는 영양·식이 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게재됐다. 전체 육류 섭취량은 암 사망률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으나, 육류의 종류와 성별에 따라 특정 암 사망 위험에 확연히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특히 남성에게서 흥미로운 결과가 관찰됐다. 붉은 고기(소고기,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4분위)은 위암 사망 위험이 52%나 낮아지는 의외의 결과를 보였다. 이는 기존의 통념과는 다른 반전의 숫자다. 반면, 가공육 섭취자는 직장암 사망 위험이 무려 2.45배 높은 것으로 확인돼 주의가 요구된다. 붉은 고기 섭취의 긍정적 효과와 가공육 섭취의 부정적 효과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결과다.
여성의 경우 특정 내장육 섭취가 암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장육을 비교적 많이 섭취한 그룹(3분위)의 여성은 유방암 사망 위험이 2.57배, 췌장암 사망 위험이 1.83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여성에게 내장육 섭취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다.
연구팀은 이러한 성별 및 육류 종류별 차이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박민선 교수는 남성의 붉은 고기 섭취와 위암 사망 위험 감소의 연관성에 대해 한국 식문화의 특성을 언급했다. 한국인의 붉은 고기 섭취 방식은 서구와 달리 구이 위주이며, 염분 노출 차이 및 사회경제적 수준과도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여성의 내장육 섭취와 암 사망 위험 증가에 대해 유인선 교수는 「간·곱창 같은 내장육에는 비소·카드뮴·납 같은 중금속이 일반 살코기보다 더 많이 들어있을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중금속 축적 가능성이 위험 증가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암 예방을 위한 육류 섭취 가이드라인이 단순히 섭취량 제한을 넘어, 성별과 육류 종류에 따른 맞춤형 접근이 필요함을 강력히 시사한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식습관을 고려한 정밀한 영양 전략 수립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며, 향후 의학·보건 분야에서 개인화된 식단 처방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