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47㎏의 저체중 환자에게도 무작정 '살을 빼라'는 지적을 듣게 했던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이 마침내 14년 만에 'PMOS(Polyendocrine Metabolic Ovarian Syndrome)'라는 새 이름을 얻으며 질환의 본질적 의미를 되찾고 환자 맞춤형 치료의 새 시대를 열었다.
2026년 06월 25일, 국제 학술지 란셋에 발표된 이번 명칭 변경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이 단순한 난소 물혹을 넘어 전신 대사·호르몬 질환임을 명확히 한 것으로, 가임기 여성 6~15%를 괴롭히는 이 질환에 대한 의료계와 사회 전반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는 14년간 1만4천명 이상 환자 및 임상의 답변 수집, 56개 국제 전문학회 및 환자단체 지지 끝에 이루어진 변화다.
기존 명칭이 초래한 오해와 환자들이 겪었던 어려움은 상당했다. 16세 최모 씨(161cm, 47kg)는 저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살을 빼라'는 지적을 반복적으로 들으며 혼란을 겪었다. 20대 임모 씨는 8년 전 진단 당시 모호한 설명을 듣고 질환에 대해 직접 공부해야 했다. 임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왜 환자인 내가 직접 원인을 찾아야 하는지 억울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는 명칭은 질환의 핵심인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 위험 증가와 같은 전신 대사 이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환자들이 잘못된 정보에 노출되거나 불충분한 설명을 듣는 경우가 많았다.
'다내분비 대사 난소 증후군'으로 번역될 수 있는 PMOS는 질환이 난소뿐 아니라 다양한 내분비 기관과 대사 과정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전신 질환임을 명확히 드러낸다. 이는 호르몬 불균형, 남성호르몬 과다 분비로 인한 생리불순, 난임뿐 아니라 체중 변화, 혈당 조절 문제,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 위험 증가 등 다양한 증상을 포괄한다. 새 명칭은 환자들이 겪는 실제 고통과 질환의 복합성을 의료진이 더욱 깊이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명칭 변경의 긍정적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서울아산병원 김주희 산부인과 교수는 '새 명칭은 질환의 본질을 더 정확하게 표현하며 환자들에게도 질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보라매병원 황규리 산부인과 교수는 ''병 이름을 바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진단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며, 명칭 변경을 넘어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환자 맞춤형 진단·치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마른 체형의 PMOS 환자 약 75%에서도 인슐린 저항성이 관찰된다는 점은 체중에 국한되지 않는 대사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물론 PMOS 명칭이 모든 측면을 완벽하게 담지는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새로운 명칭이 남성호르몬 과다 현상을 충분히 담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향후 학계의 지속적인 검토와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새로운 PMOS 명칭이 단순한 이름 변경을 넘어, 질환의 본질에 대한 의료진과 사회 전반의 깊이 있는 이해를 이끌어내며 궁극적으로는 환자 맞춤형 진단과 평생 관리 시스템이 정착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대한산부인과내분비학회를 중심으로 국내 임상 현장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연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명칭 변경이 PMOS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