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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살인자 COPD, 2027년 국가 검진으로 15만명 살린다

고진아 기자

국내 300만 명으로 추정되지만 1천명 중 단 23명만이 병을 인지하는 '침묵의 살인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한다. 매년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1조 4천억 원의 사회적 손실을 초래하는 이 질환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반격이 2027년부터 시작된다. 국가건강검진 폐기능 검사 도입으로 숨 가쁜 증상을 노화로만 여겼던 이들이 비로소 자신의 '폐'를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호흡 곤란, 만성 기침, 가래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심각한 호흡기 질환이다. 한 번 망가진 폐 기능은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2억 5천 1백만 명의 환자가 있으며, 매년 317만 명이 이 질환으로 사망한다. 국내에서는 약 3백만 명의 환자가 추정되지만, 40세 이상 진단율은 2.3%에 불과해 환자 1천 명 중 23명만이 병을 인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COPD의 심각성은 충격적인 사망률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급성 악화로 입원한 환자의 50%가 3년 내, 75%가 7년 내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유광하 건국대병원장(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은 COPD를 두고 「폐암보다 많이 환자가 사망하는 병」이라고 경고하며 질병의 위험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낮은 인지율과 치명적인 예후는 1조 4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국가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특히 이 중 40%는 간병 비용이 차지해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심리적 부담이 막중하다.

흡연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조산, 태아기 산모 흡연, 영양 결핍 등 다양한 요인으로 비흡연자 환자도 늘고 있다. 하지만 질환에 대한 이해 부족과 1차 의료기관의 진료 기피 현상,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 등으로 인해 많은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어 왔다.

침묵의 살인자 COPD, 2027년 국가 검진으로 15만명 살린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2027년부터는 국가적 차원의 대대적인 변화가 시작된다. 56세와 66세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건강검진에 폐기능 검사가 새롭게 포함되는 것이다. 연간 약 145만 명에 달하는 검진 대상자 중 최소 10%가 COPD로 확진될 경우, 매년 약 15만 명의 신규 환자가 발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치료 중인 환자 수(약 16만 명)와 맞먹는 규모로, 그 파급 효과는 실로 엄청날 전망이다. 폐기능 검사 결과 노력성 1초간 강제 호기량(FEV1)이 예측치의 70% 미만일 경우 COPD로 확진된다.

정부는 검진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진단 및 치료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로드맵을 추진한다. 2030년까지 총 172억 5천만 원을 투입해 한국인 맞춤형 진단 및 치료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문지용 교수와 이진국 교수 등 전문가들은 조기 진단된 환자들이 1차 의료기관에서부터 질 높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의 중요성을 피력한다. 또한 국립보건연구원 김영열 과장 등은 이러한 연구 개발이 국민 건강 증진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2027년부터 시행될 국가건강검진은 '침묵의 질병' COPD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조기 진단된 환자들이 1차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한국인 맞춤형 진단 및 치료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COPD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부담과 개인의 고통을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인식을 촉구하며, 건강한 폐를 지키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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