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신약 개발 연구실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하며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국내 산학연의 참여 속에 바이오 연구의 미래가 재편되고 있다.
정부는 AI와 로봇 기반 신약 개발 가속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첨단 바이오 자율실험실 6곳 구축에 3년간 495억 원을, 이른바 'K-문샷' 프로젝트의 피지컬 AI 국산화에 2년간 340억 원을 각각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총 835억 원에 달하는 정부의 이번 투자는 초기 단계부터 새로운 후보 물질을 설계할 수 있게 된 AI의 고도화된 역량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러한 투자와 AI 기술 도입을 통해 액체 생검, 감염병 등 특화 분야에서의 신약 개발 시간 및 비용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 통상 10년 이상이 걸리고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AI는 이 과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산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LG전자 김영준 AI연구소장은 미래 AI 기술의 핵심으로 '월드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AI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로봇 기술 분야에서는 로보티즈 김병수 대표가 한국 로봇 기술의 차별화 요소로 '개방성'을 꼽으며 다양한 주체의 참여와 협력을 통한 기술 혁신을 제안했다. 이들의 발언은 AI와 로봇 기술이 신약 개발 연구실을 넘어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을 시사한다.
그러나 AI 시대의 도래는 만만치 않은 과제 또한 동반한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발맞춰 대학 AI 교육의 근본적인 재설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AI 모델 구동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의 전력 확보 문제도 중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6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565테라와트시(TWh)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AI 기술 발전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지목된다.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국내 산학연의 활발한 참여로 AI 신약 개발 시대의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고 있지만, 대학 AI 교육의 근본적 재설계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급 문제 해결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 기술 발전과 사회적 인프라 구축의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