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이하 사학연금공단)이 20대 유치원 교사 A씨의 독감 사망을 직무상 재해로 인정한 중대 결정은, 사립 유치원 교사들의 열악한 건강권과 숨겨진 노동 환경 실태를 고발하며 사회적 파장을 예고한다.
사학연금공단은 어제(8일) 열린 급여심의회에서 경기 부천 사립 유치원 소속 A씨의 독감 사망에 대한 '직무상 유족급여' 심의를 가결하며 직무상 재해로 최종 인정했다. 이는 지난달 보류되었던 안건을 재심의한 결과다.
고인 A씨의 비극은 올해 초 시작됐다. A씨는 2026년 1월 27일 B형 독감 확진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흘간 유치원에 출근해야 했다. 이후 증상이 급격히 악화되어 2026년 2월 14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20대 젊은 나이에 독감으로 사망에 이른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유족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A씨의 사망이 단순 질병이 아닌 직무상 재해임을 주장하며 적극적인 근거를 제출했다. 이들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A씨가 근무하던 유치원에서는 2025년 10월부터 2026년 2월까지 무려 45명의 독감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는 전체 원아 120명 중 43명과 교사 2명(A씨 포함)에 달하는 심각한 집단 감염 사례였다.
또한, 이들은 사립 유치원의 폐쇄적인 근무 환경과 교원들이 병가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지적했다. 동료 교사들의 진술에서는 「병가 사용이 꺼려진다」는 공통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독감 판정 후에도 A씨가 사흘간 출근해야 했던 배경에는 이러한 숨겨진 노동 환경 실태가 자리 잡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이번 사학연금공단의 결정에 대해 전교조는 성명을 통해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라 평가했다. 동시에 교육부에 ▲사립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 ▲교원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즉각 촉구했다.
이번 사학연금공단의 직무상 재해 인정은 독감과 같은 감염병이 직업 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된 직업성 질환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대 젊은 교사의 희생이 촉발한 이번 결정은 사립 유치원 교원들의 건강권 보장과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교육부의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아가 이는 의료·보건 분야의 직업병 인식 전환 및 관련 제도 개선 논의로 확대되어야 할 사회적 과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