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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면역항암제 '오전 투여' 中논문, 4개월 만 철회 파문

고진아 기자

면역항암제를 오전에 투여하면 폐암 환자 생존 기간이 두 배로 늘어난다는 2026년 2월 중국발 파격 연구가 4개월 만인 지난 25일(현지시간) 네이처 메디신에서 전격 철회되며 신약 개발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 생명의학 연구의 신뢰성 논란에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세계적인 의학 저널 네이처 메디신에 게재되었던 이 논문은 비소세포 폐암(NSCLC) 환자에게 면역항암제를 오전(또는 오후 3시 이전)에 투여할 경우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오전 투여군은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약 11개월로 늦은 오후 투여군의 6개월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길었고, 전체 생존기간(OS) 역시 28개월로 17개월 대비 현저히 우수했다. 연구는 중국 후난성 암병원 진행성 비소세포 폐암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키트루다(미국) 또는 티비트(중국) 등 면역항암제를 사용해 진행됐다.

그러나 발표 직후부터 의료계 내부에서는 '너무 극적인 결과'라며 강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아닐 마캄 미국 샌프란시스코캘리포니아대 내과 교수는 '그 효과를 믿는다면 그렇게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의료 과실이 될 것'이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토니 추에이리 박사 역시 '사실이라기에는 (효과가) 너무 좋았다'고 평가하며 면역항암제의 작용 기전을 고려할 때 투여 시간대만으로 이토록 극적인 생존율 차이가 나기는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논문 내용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며 일선 의료진들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했다.

논문 신뢰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자 네이처 메디신은 2026년 3월 조사에 착수했다. 같은 달 유럽폐암학회(ELCC)에서는 약 3천 명의 폐암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반박 연구 결과가 발표되는 등 논문의 주장은 점점 힘을 잃어갔다.

폐암 면역항암제 '오전 투여' 中논문, 4개월 만 철회 파문
[사진=연합뉴스]

결정타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네이처 메디신의 공식 철회 공지였다. 네이처 메디신 측은 철회 사유로 '연구 결과의 무결성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상당한 인과관계 증명이 불가하고, 연구 계획서의 중국어 원문과 영문 번역문 사이에 차이가 있었으며, 특히 '부작용으로 인한 중도 탈락 환자가 0명'이라는 비현실적인 수치를 지적했다. 이는 통상적인 임상 시험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이례적인 결과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논문 철회 사건이 신약 개발 강국으로 빠르게 변모하는 중국 생명의학 연구의 신뢰성 문제와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해당 논문의 저자 28명 대부분이 중국인이며, 연구비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급격한 양적 성장 이면에 중국 생명의학 연구의 질적 수준과 윤리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면역항암제 작용 기전상 투여 시간대 차이가 이처럼 극적인 생존율 변화를 이끌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환자의 전신 기력, 사회경제적 배경, 동반 질환 등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한다. 특정 투여 시간대가 '생체 리듬(일주기 리듬)'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그 효과가 이토록 생존율을 드라마틱하게 변화시킨다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논문 철회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환자와 의료진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안겼으며 의학 연구의 엄격한 과학적 검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의약일보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과학적 근거 없는 주장이 시장과 환자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한다. 또한, 급격한 성장 이면에 있는 중국 생명의학 연구의 질적 수준과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앞으로 중국 연구기관들이 투명성과 윤리성을 어떻게 확보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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