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전 세계 의학·보건계를 뒤흔들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죽음의 선택'이라는 생명윤리 논쟁의 최전선에 선 네덜란드에서 작년 말, 12세 미만 아동에게 첫 안락사가 시행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네덜란드 보건장관 소피 헤르만스는 의회 서한을 통해 감독기구가 이 안락사 사례를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은 2024년 네덜란드 의회가 불치병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12세 미만 아동에게도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규 확대를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네덜란드는 1970년대부터 안락사에 대한 판례를 축적하며 2002년 성인 안락사를 합법화했고, 현재 전체 사망자 중 안락사 비중이 5%를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동의 구체적인 정보는 비공개 원칙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아동 안락사는 이미 다른 국가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벨기에는 2014년 안락사 연령 하한을 없앤 뒤 18세 미만 아동 안락사 사례가 6건 있었다. 이 중에는 불치성 뇌종양을 앓던 9세 환아와 근위축증을 앓던 11세 환아도 포함되어 충격을 주었다.
캐나다의 상황은 생명윤리 논쟁이 단순한 의료적 선택을 넘어선 복잡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6년 의료조력사망(MAID)을 합법화하고 2021년 그 대상을 확대했던 캐나다에서는 빈곤, 노숙, 돌봄 부족 등의 이유로 조력사망을 택하는 사례가 보고되며 큰 논란을 빚었다. 이에 최근 정신질환만을 이유로 한 조력사망 허용을 무기한 배제하라는 권고가 나오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영국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말기 성인 환자의 조력사망을 허용하는 법안이 2026년 5월 상원에서 폐기되었으나, 9월 11일 하원에서 재논의될 예정이어서 찬반 논쟁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아시아의 대만은 완화의료와 환자 자기결정권 강화를 방침으로 정했고, 남미의 우루과이는 2025년 안락사를 허용하는 등 각국은 고통 받는 이들의 '존엄한 죽음'을 둘러싸고 다양한 접근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네덜란드의 12세 미만 아동 안락사 시행은 단순한 의료법적 문제를 넘어, 인간 존엄성, 고통 경감, 취약층 보호라는 복잡하고도 근본적인 생명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각국이 처한 상황과 가치관에 따라 다른 해법을 찾고 있지만, 의료계는 고통 받는 이들의 삶과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지원을 해야 할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논의를 지속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