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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건보’ 의료계 맹폭: "필수의료 붕괴, 재정 본질 훼손"

고진아 기자

보건복지부가 청년층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는 가운데, 의료계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라는 건보의 본질을 역설하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으로서 본질적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수의료 현장의 심각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충분한 우선순위 검토와 재정 영향 평가 없는 탈모 치료 건보 적용 논의는 건강보험 재정 운용의 방향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건강보험 재정은 중증환자의 치료 부담 완화와 필수의료 유지라는 가장 시급한 과제에 집중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제한된 건강보험 재원이 고갈될 위험 속에서 섣부른 정책 추진이 장기적인 의료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

의료계의 이 같은 비판에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강력하게 동조했다. 연합회는 탈모 급여 확대가 건강보험의 '의학적 필수성'과 '급여 우선순위'를 뒤흔드는 '위험한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하며, 중증 환자들이 신약 급여 지연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암울한 현실을 토로했다. 연합회는 「생사의 기로에서 돈이 없어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들이 이 순간에도 존재한다」며, 「생명에 직접적인 지장이 없는 미용·성형 요소를 지닌 질환에 건보 재정을 우선 투입하겠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처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은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는 건강보험의 숙명을 정면으로 제기하고 있다.

‘탈모 건보’ 의료계 맹폭: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선심성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탈모 건보 적용 논란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신중한 검토 입장을 내비쳤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달 06월 11일 현 정부 출범 1주년 정책간담회에서 탈모가 청년의 건강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사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음을 언급했다. 장관은 건강보험공단이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긍정적 답변이 나왔고, 07월 행정안전부의 '모두의 토론회' 의견 등을 반영해 추진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년층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논란은 특정 질환의 급여 여부를 넘어,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필수의료 붕괴와 중증환자들의 고통 속에서 정부가 어떤 우선순위를 가지고 정책을 추진해야 할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07월로 예정된 '모두의 토론회' 결과와 향후 정부의 행보에 의료계와 환자 단체, 그리고 국민 모두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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