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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섬 60% '의료 無'…'생명선' 병원선, 법적 지위 부재 '좌초 위기'

고진아 기자

현재, 국내 유인섬 480곳 중 60%에 달하는 288곳이 보건의료시설조차 없는 '의료 무풍지대'에 놓여있고, 이곳 주민들의 생명을 지탱하는 병원선마저 법의 테두리 밖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현실이 드러났다.

2024년 기준, 국내 유인섬 480곳 중 약 60%에 해당하는 288곳에는 보건의료시설(약국 제외)이 전무하여 의료 사각지대가 심각한 수준이다. 나머지 40%인 192곳만이 최소한의 의료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가장 많은 인구인 840명이 거주하는 충남 태안군 신진도의 경우 약국 1곳이 유일한 의료시설로 파악됐다. 이는 섬 주민들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서 섬 주민들의 '생명선'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병원선이다. 현재 경남, 인천, 충남, 전남 등 4개 지자체에서 총 5척의 병원선이 운영되며 최대 2만명에 달하는 섬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이들 병원선은 지난 1년간 적게는 5천여명에서 많게는 2만5천여명의 주민에게 진료와 검사를 제공하며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병원선이 이처럼 필수적인 의료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의료기관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환자에게 직접 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법적 지위가 부재하다는 점은 병원선 운영에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한다.

유인섬 60% '의료 無'…'생명선' 병원선, 법적 지위 부재 '좌초 위기'
[사진=연합뉴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과의 미연계다. 이는 섬 주민의 체계적인 건강 관리를 어렵게 만들며,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조세특례제한법상 유류비 면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 막대한 운영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병원선 1척의 연간 운영비는 7억5천만 원에서 15억 원 수준인데, 이 중 유류비가 무려 50~60%를 차지하는 비효율적인 구조다. 공공 의료 서비스에 대한 법적 지원이 전무한 셈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이전에도 있었다. 제21대 국회에서는 병원선 5척의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하고 법적 지위를 확립하기 위한 이른바 '병원선 3법'이 발의됐으나,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섬 주민의 건강권 보장이 번번이 후순위로 밀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는 병원선의 법적 지위 정립을 비롯한 시급한 법·제도적 공백 보완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섬진흥원과 보건복지부 등 관련 기관에서도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진전은 더디다.

2026년 06월 16일 현재, 병원선은 단순한 선박이 아닌 의료 취약지 주민의 생명과 직결된 핵심적인 '공공보건의료 자원'이라는 인식이 절실하다. 제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병원선 3법'의 재논의 필요성과 함께,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입법적·제도적 보완을 통해 섬 주민의 건강권을 조속히 보장해야 한다. 이는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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