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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우울증, 이제 '맞춤형' 치료 시대…뇌 MRI로 효과 예측한다

고진아 기자

청소년 우울증 치료의 오랜 난제였던 '시행착오'를 줄일 획기적인 길이 열렸다. 국내 연구진이 치료 전 단 10분간의 뇌 기능적 자기공명영상(rs-fMRI) 촬영만으로 항우울제 효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음을 규명하며, 청소년 우울증 '맞춤형 정밀 치료'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2026년 06월 12일,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재원 교수팀은 고려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장문영 교수,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이경화 교수와 공동으로 청소년 우울증 환자의 항우울제 치료 반응을 치료 전 뇌 기능적 자기공명영상(rs-fMRI) 분석을 통해 예측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정신약물학'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되며 과학적 공신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연구는 약물 치료 경험이 없는 12세~17세 청소년 우울증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치료 시작 전 약 10분간 rs-fMRI를 촬영해 뇌 기능적 연결성을 측정했다. 이후 8주간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 계열 항우울제인 에스시탈로프람을 단독으로 투여했으며, 다른 심리치료는 병행하지 않았다.

8주 후 소아청소년 우울 증상 평가척도(CDRS-R)로 측정한 결과, 환자들의 평균 우울 점수는 치료 전 58.59점에서 43.11점으로 15.47점 감소하여 평균 26%의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특히 뇌의 기본모드네트워크(DMN) 핵심 영역이 신체 감각 처리(섬엽·중심후회) 및 인지 조절(변연상회) 영역과 치료 전부터 더 활발하게 연결되어 있던 환자일수록 우울 점수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는 치료 전 뇌 기능적 연결성 패턴이 향후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핵심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청소년 우울증, 이제 '맞춤형' 치료 시대…뇌 MRI로 효과 예측한다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청소년 우울증은 성인과 뇌 신경생물학적 기전이 다르며, 우울감을 신체 증상으로 호소하는 경향이 있어 진단과 치료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1차 치료제인 SSRI 계열 항우울제 투여 시 약물 저항성 및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환자에게 약물이 효과적일지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없어 의료 현장에서는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약물 투여 기간이 길어지고 청소년 환자와 보호자의 고통이 가중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김재원 교수는 이번 연구의 과학적 의미에 대해 「뇌가 부정적 생각에 과도하게 빠지지 않도록 조절하고 외부 자극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청소년 우울증 치료 성공의 핵심 기전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특히 뇌의 기본모드네트워크(DMN)가 신체 감각 신경망과의 연결 능력이 치료 반응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는 심층적인 분석은 청소년 우울증의 신경학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단순히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외부 환경과 내부 감각을 어떻게 통합하고 조절하는지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서울대병원 김재원 교수팀의 연구는 청소년 우울증 치료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기존의 불확실한 약물 선택에서 벗어나, 뇌 기능적 연결성 분석이라는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개별 청소년 환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는 불필요한 약물 치료 기간을 단축하고 부작용 발생 위험을 줄이며, 궁극적으로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나아가, 정신건강 분야 전반에 걸쳐 개인 맞춤형 치료의 가능성을 확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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