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HER2 티로신 키나제 도메인 활성화 돌연변이를 보유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수입 희귀의약품 허뉴오정을 정식 허가했다. 기존 전신 요법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며 특정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정밀 항암 치료의 저변이 확대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6년 4월 20일 오후 4시 23분경, 수입 희귀의약품인 허뉴오정(성분명 세바버티닙)의 품목 허가를 최종 결정했다. 이번 허가는 폐암 중에서도 치료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티로신 키나제 도메인(TKD) 활성화 돌연변이 동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특히 이전 단계에서 표준 치료인 전신 요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악화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이번 허가는 유효한 치료 옵션이 확보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새로운 치료 대안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구분되는데, 전체 폐암 환자의 약 80~85%가 비소세포폐암에 해당한다. 그중에서도 비편평 세포 형태를 띠며 특정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환자들은 일반적인 화학 항암제에 대한 반응도가 낮아 표적 치료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HER2 유전자는 본래 세포의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단백질을 만들지만,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면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원인이 된다.
허뉴오정은 이러한 HER2 변이를 직접적으로 타격하는 정밀 의료의 산물이다. 기존 폐암 치료 시장에서 EGFR이나 ALK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은 다수 존재했으나, HER2 TKD 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경구용 치료제의 도입은 환자의 복약 편의성과 치료 선택권을 동시에 넓히는 계기가 된다. 식약처의 이번 결정은 암세포의 증식 신호를 차단하여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중점을 둔 결과로 분석된다.
▲ 가역적 티로신 키나제 억제 기전과 임상적 효능
허뉴오정의 핵심 기전은 가역적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로 요약된다. 티로신 키나제는 세포 내에서 신호 전달을 담당하는 효소인데, HER2 변이가 있는 암세포에서는 이 효소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무분별한 세포 증식을 유발한다. 허뉴오정은 암세포 표면이나 내부에 존재하는 HER2 수용체의 활성 부위에 결합하여 이러한 비정상적인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한다. 특히 가역적 결합 방식은 특정 상황에서 결합과 분리가 가능하여 비가역적 억제제와 비교해 부작용 관리 측면에서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이 약물은 경구 투여가 가능한 제형으로 개발되어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여 장시간 정맥 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였다. 임상 과정에서 허뉴오정은 이전 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환자들에게서 유의미한 항암 효과를 입증했다. 돌연변이 HER2 발현 암세포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종양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능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곧 환자의 무진행 생존 기간(PFS) 연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 희귀의약품 허가에 따른 국내 항암제 시장 변화와 전망
식약처의 희귀의약품 허가 제도는 적절한 치료 방법이 없거나 기존 치료제보다 안전성 또는 유효성이 현저히 개선된 의약품에 대해 신속한 도입을 지원하는 제도다. 허뉴오정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승인된 것은 그만큼 해당 변이를 가진 폐암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높았음을 시사한다. 이번 허가를 기점으로 국내 의료 현장에서는 유전자 패널 검사를 통한 정밀 진단과 그에 따른 맞춤형 처방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허뉴오정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처방 데이터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안전성과 유효성을 추가로 검증받게 된다. 또한 희귀질환 치료제로서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가 환자들의 약제 접근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의료계 전문가는 특정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의 지속적인 등장이 폐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뿐만 아니라 만성 질환처럼 관리 가능한 암 치료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식약처의 허가는 국내 정밀 항암 치료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