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이식 대기자들의 희망이 될 역사적 전환점이 마련됐다. 유전자 편집 돼지 신장을 이식받고 271일간 투석 없이 생존하다 사람 신장 이식에 성공한 첫 사례가 보고되며, 만성적인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이종이식 기술의 실현 가능성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리검(MGB) 리어나도 리엘라 박사팀은 2026년 9월 4일 의학 저널 랜싯(The Lancet)에 유전자 편집 돼지 신장 이종이식 관련 혁신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말기 신장질환 환자 팀 앤드루스(66) 씨는 2025년 1월 유전자 편집 돼지 신장을 이식받아 271일간 투석 없이 생존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돼지 신장에서 미세혈관 염증 및 혈전성 미세혈관병증이 발생해 신장을 제거했으나, 제거 82일 뒤 사망한 기증자의 사람 신장을 성공적으로 이식받았다. 이는 살아있는 사람에게 돼지 신장을 이종이식한 뒤 투석 없이 생존한 기간으로는 가장 길며, 이종이식에서 사람 신장이식으로 전환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이번 연구는 기증 장기 부족으로 절망적인 현실에 직면한 수많은 신장 이식 대기 환자들에게 중대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비록 돼지 신장이 끝까지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고 제거되었지만, 이후 사람 신장 이식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지며 이종이식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리엘라 박사팀은 이번 사례를 통해 이종이식을 우선 가교 치료로 활용하고, 장기적으로는 독립적인 치료법으로 발전시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환자 앤드루스 씨에게 이식된 유전자 편집 돼지 신장은 주요 당사슬 이종항원을 제거하고, 돼지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를 비활성화하며, 사람 유전자 7개를 삽입해 면역 거부 반응과 감염 위험을 최소화한 것이다. 이식 후 T세포 매개 거부 반응이 발생했으나 치료로 해소됐으며, 271일 투석 없이 생존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돼지 신장 제거 후 이식받은 사람 신장은 231일간 추적 관찰한 결과, 면역계가 이식 장기를 공격할 가능성을 높이는 '감작'(sensitization) 증거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이종이식이 향후 사람 신장 이식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음을 결정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장기 부족 문제 해결에 있어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다. 리엘라 박사는 「이종이식을 가교 치료를 넘어 독립적인 치료법으로 활용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물론 아직 돼지 신장의 기능 지속성, 감염 전파 위험, 최적의 면역억제 전략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면역억제 전략과 돼지 유전자 편집, 환자 상태 감시 방법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궁극적으로 이종이식이 독립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희망을 내비쳤다. 이번 소식은 장기 이식 대기 환자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희망이며, 이종이식이 인류의 오랜 숙원인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결정적 대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