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나 공휴일에 겪을 수 있는 의약품 구입 불편 문제를 해소를 위한 논의가 일반약 약국외 판매가 아닌 심야 당번 약국 확대로 일단락 지어졌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통해 의약품 재분류 검토와 함께 약국 외 판매 의약품 도입 가능성과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지속할 예정이다.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그동안 추진된 심야, 공휴일 시간대에 24시간 의약품 판매가 가능한 곳을 특수장소로 지정하고, 인근 약국의 약사가 특수장소 내 대리인을 지정하여 의약품을 판매하는 방안은 약사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일선 약국의 약사가 대리인을 지정해야 하는 ‘특수장소 지정 확대 방안’은 약사들의 협조 없이는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행 약사법은 약을 약국에서 약사에게만 구입할 수 있도록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어, 법 개정 없이 일반약 약국외 판매는 ‘특수장소 지정 확대’가 유일한 대안이다.

< 특수 장소  지정 관련 법안 및 설명>

○ 열차ㆍ항공기와 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특수장소에서는 약국과 약사가아니더라도 의약품 판매 가능
(약사법 부칙 제4조)

- 열차, 항공기, 선박, 고속버스 및 고속도로변 휴게소, 오ㆍ벽지, 골프장, 스키장 등을 특정약국 약사가 특수장소로 지정(’10. 1월, 939개)

- 대리인이 약사 지도ㆍ감독(의약품 관리 현황, 판매현황 보고)하에 약국에서 공급된 의약품을 판매(「특수장소에서의 의약품 취급에 관한 지정」고시)

* (판매 품목) ①소화제, 해열진통제, 지사제 등 일반의약품으로서 안전성•유효성이 입증된 구급용의약품, ②외용제로서 아연화연고, 암모니아수, 썰화제연고, 포비돈액, 요오등팅크, 과산화수소수, 화상꺼즈 및 파스류

▲ 현행 의약품 공급체계
약사회는 대안으로 당번약국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약사회는 평일에 24시까지 운영하는 당번약국을 전국 4천개, 휴일 운영 당번약국을 5천개로 확대하고, 저소득층부터 단계적으로 상비약 보관함을 보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당번약국 활성화가 제대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작년 7월부터 6개월간 시행한 심야응급약국 시범사업 결과는 매우 부진했다. 심야(자정 이후)시간에 약국을 운영한 곳은 59개소에 불과했으며, 10이후까지 약국을 운영한 곳도 1,387개로 약사회가 제시한 4천개에 크게 못 미쳤다. 약국 운영시간 증가로 인한 인건비 및 운영비 증가를 개별 약국들이 자발적으로 받아드리기 힘들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다.

복지부는 약사회에 당번약국 이행 여부를 검토하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요청하였으면 시민단체와 협의를 통해 이행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논의를 통해 충분한 전문가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문제해결의 관건”이라며 “당번약국도 활성화되면 국민들의 불편이 상당 부분 해소되는 면이 있다고 보고, 대한약사회 차원에서 책임 있는 실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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