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벽지와 바닥재를 이용해 유해물질의 농도를 낮추면 소아 10명 중 1명꼴로 발생할 만큼 흔한 피부질환인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에서는 주택의 벽지와 바닥마감재를 옥수수, 소나무, 황토 등 자연소재 원료로 만든 자재를 활용했다는점에서 이를 계기로 건강을 위한 친환경소재개발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질 전망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나정임․허창훈 교수팀은 LH 공사와 공동으로 친환경 건축자재가 실제로 아토피 피부염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010년 5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아토피 환자가 거주하는 LH 주택을 대상으로 벽지와 바닥마감재를 옥수수, 소나무, 황토 등 자연소재 원료로 만든 자재로 교체 시공하고, 시공전과 시공 후 4주 간격으로 총 4회에 걸쳐 아토피 증상 변화를 측정했다.
총 24명이 임상시험에 참여했고, 아토피 피부염 증상과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인 EASI (Eczema Area Severity Index)를 이용해 시공 전 아토피 증상이 경미한 환자군(10명, EASI 스코어 3미만)과 경증 이상인 환자군 (14명, EASI 스코어 3이상)을 나누어 비교한 결과 경증 이상 환자군에서 시공 후 12주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EASI 스코어가 감소하고,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가려움 증상 또한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 시공전후 EASI 스코어 변화 (숫자가 높을수록 중증) |
▲ 시공전후 가려움증 변화 (숫자가 높을수록 중증) |
아토피 피부염은 소아에서 흔히 나타나고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지속될 수 있는 만성 알레르기 염증성 피부 반응이다. 보건복지가족부의 2007~2008년 조사에 다르면 아토피 피부염은 1~5세 유․소아 5명 중 1명꼴인 19.2%가 앓고 있을 만큼 흔하다.
아토피 피부염 아이의 75%는 생후 6개월 전에 증상을 보이고 환자 10명 중 6~7명은 2세 정도에 완전히 좋아지지만 나머지는 만성화 된다. 만성화 된 아토피 피부염은 완치 되지는 않지만 잘 조절하면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증상 없이 지낼 수도 있다.
가족 중에 천식, 알레르기비염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식품이나 집먼지 진드기 같은 알레르겐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신축 건축물에서 거주하는 동안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것은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자일렌, 스티렌 등과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과도한 자극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증상을 막기 위해서는 친환경소재의 벽지와 바닥재를 이용하는 것과 함께 베이크아웃 정화요법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베이크아웃은 신축 건물의 실내온도를 높여 건축자재나 마감재료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발생량을 일시적으로 증가시켰다가 자연 환기를 통해 제거하는 방법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완치가 어렵고 계절에 따라 쉽게 재발하기 때문에 평소의 피부 관리가 중요하다. 목욕 후에는 보습효과가 충분한 외용제를 바르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쓰기 시작했다면 완전히 좋아질 때까지 사용한 후 일반 보습제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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