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하우는 쉽게 쌓이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과 경험을 통해 쌓이는 것이 바로 노하우다.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해외 환자 유치에 뛰어든 지는 이제 2년 남짓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경험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의료관광 기획 인터뷰 대상인 아주대교병원은 15년 이상의 외국인 환자 진료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인근 미군 부대들과 오랫동안 협력관계를 통한 신뢰를 쌓고 있으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내원도 많은 편이다. 이렇게 쌓인 경험들로 높여나간 외국인에 대한 서비스 질 향상은 해외 환자들에 대한 유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 아주대학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황성철 교수 |
아주대학교병원의 외국인을 위한 코디네이터들은 다른 병원들 보통 외국어 가능자를 뽑아 의료 지식을 교육하여 운영하는 것과 달리 간호사 출신으로 오랫동안 외국인 환자를 응대한 경험이 있는 인력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환자의 예약부터 진료와 입원 그리고 퇴원까지 1:1로 외국인 환자들과 함께 한다.
황 소장은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외국인들은 약 하나 하나의 용례나 각각의 검사가 진행되는 이유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1 에스코트 서비스는 이러한 요구를 미리 예상하고 응대해 환자가 불편함이 없도록 돕습니다”라고 말한다.
외국인 환자들을 대하는 것은 이 밖에도 많은 것을 신경 써야 한다. 외국인을 위한 식단을 정하는 것 만해도 쉽지 않다. 아주대학교병원도 처음에는 애써 고민해서 짠 식단이 환자들에게 환영 받지 못해 시행착오를 거쳤다. 이후 유명호텔이나 미군병원 등 다양한 곳의 조언을 거쳐, 만족도 높은 지금의 식단 프로그램이 나왔다고 한다.
문화적 차이도 다양한 방면에서 신경 써야 한다. 처음부터 모든 상황을 예상할 수 없지만 경험을 시스템화 하고 꾸준히 발전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황 소장은 “외국인 환자가 수면 중이라 아침 식사를 놓고 왔는데, 깨워서 의사를 묻지 않았다고 오히려 질책을 받은 적이 있다. 한국에서 미덕인 점이 외국인에게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이처럼 많다” 며 “이러한 경험을 통해 맞춤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주대학교병원의 외국인 환자를 응대 할 때 또 다른 장점은 응급환자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다. 24시간 응급 수술 대기와 심혈관계 응급 환자의 경우 도착 후 5분 이내에 수술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황 소장은 “주한 미군에서 발생한 생명을 다투는 응급환자가 아주대병원을 통해 회복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최근 석선장 같은 중증 외상 환자가 치료를 받은 것을 보더라도 응급상황에 대처가 잘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대학병원은 이 외에도 해외 진료 경험을 풍부한 의료진이 많고, 현 병상 수(1094) 보다 많은 약 2천병상 규모의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 외국인 환자 응대 여력이 높은 것도 장점으로 가지고 있다.
황 소장은 ”외국인 진료를 하는 목적이 수익성에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된다” 면서 “국제 수준으로 서비스와 의료의 질을 높이고 불합리한 제도 등을 개선해서 국내 환자에게도 똑같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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