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받거나 무언가에 신경을 쓰면 배가 아픈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연간 5,854억 원의 의료비가 쓰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삶의 질도 낮은 편으로 치질이나 위십이지장궤양보다도 낮은 편으로 조사됐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일반적인 혈액검사나 장내시경 검사에 이상소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아프거나 불쾌한 증상이 반복되고 설사나 변비 등의 배변장애가 생겨 불편을 겪게 되는 대표적인 만성 기능성 위장관 질환이다.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3회 이상 외래진료를 받거나 입원을 경험한 환자도 100명당 1.2명이었으며 여성이 남성에 비해 1.4배 더 많고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앓고 있었다.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의 87.6%는 약을 처방받았고 이들이 처방받은 약의 수는 평균 5.5개였다.
이로 인한 의료비용도 무시 못 할 수치로 2008년 한 해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인한 의료비는 5854억 원(5563억~6406억 원)으로 추정됐다.
이중 보건의료서비스와 약국 비용 등을 합산한 의료비용이 3499억 원, 교통비용이 903억 원 등 직접비용이 4402억 원이었고 의료이용으로 인한 생산성 손실비용이 1452억 원이었다.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건강보조기기 등 비공식적 의료비용을 포함하면 7296억 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 질환별 삶의 질 지수 비교 (일반인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제4기(2007), 다른 질환은 제3기(2005) 자료) |
응답자의 6%는 지난 3개월간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직장에 3일 이상 나가지 못했으며 10.8%는 일을 하는데 상당한 지장을 받았다.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들의 진료만족도와 질환에 대한 정보만족도는 각각 5.8점, 6.1점이었으며 이는 기능성 질환에 대한 이해 부족과 정확한 정보 부재와 관련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책임자인 최명규 교수(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는 “과민성 장 증후군은 기능성 질환으로 그동안 다른 질환에 비해 사회경제적 부담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임이 밝혀졌다”며 “기능성 질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에 대한 정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근거를 바탕으로 한 진단, 치료 및 관리에 대한 지침제정 및 교육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근거창출 연구가 필요하다”며 “환자에게도 질병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와 교육 등 올바른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