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하지 않더라도 심장 주위에 지방이 많이 있으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복부 비만뿐만 아니라 심장혈관 주위에 지방에 대한 검진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과 임수 교수와 영상의학과 전은주 최상일 교수팀이 심혈관 질환이 없는 402명(평균연령 54세, 남자 57%)을 대상으로 검사를 한 결과 심장주위 지방이 많은 사람이 평균 4배 이상 유의하게 심혈관계 질환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 주위에 지방이 많은 사람(399 ± 58 cm3)이 적은 사람(154 ± 33 cm3)에 비해 50%이상의 유의한 관상동맥 협착이 10배가 더 많았고, 죽상경화반은 3배,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가 6배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기존의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인 연령, 성별, 비만도, 흡연 유무, 혈액내 지방 수치를 보정한 경우에도 유의한 것으로 나타나, 심장 주위의 지방이 심혈관 질환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인 것으로 입증됐다.

▲ 2011년 5월호 비만지 표지 (좌측) 및 다중 채널 CT를 이용한 심장주위지방 측정 방법 (초록색이 지방)(우측)
이러한 연구 결과는 비만도가 심하지 않은 한국인에서, 복부 내장 지방이 적더라도 심장주위 지방이 많은 경우 심혈관계 질환이 조기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장지방 중 복부지방은 그동안 많은 연구를 통해 심혈관계 질환과 관련이 있음이 입증 되었고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심장주위의 지방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진 바가 없었다.

중년 성인 중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중 하나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 심장주위에 지방이 잘 축적되므로 비만하지 않더라도 심장지방에 유의해야 한다. 심장주위에 지방이 많이 있다면 정상체중 유지, 염분이나 포화지방 섭취 제한, 신선한 채소, 잡곡, 콩류 등 섬유소 섭취,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 수 교수는 “심장 주위의 지방량이 많을수록 염증반응 수치가 높고 심장 수축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진 만큼 중년 성인 중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중 하나 이상을 가지고 있다면 비만하지 않더라도 심장주위 지방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어 “건강검진을 위해 심장CT를 촬영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심장혈관 상태만을 체크했지 심장주위 지방을 측정하는 방법은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심장 CT를 이용해 심장주위의 지방을 객관적이고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법을 고안한 것에도 큰 의의가 있으며 심장 CT를 촬영할 때 심장 주위의 지방을 같이 측정하면 심혈관 질환의 하나의 예측인자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비만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비만”(Obesity)지 5월호에 게재되었으며, 심장주위지방 측정사진이 표지모델로 선정되었다. 지금까지 64채널 고해상도 컴퓨터촬영을 이용하여 정밀하게 심장주위 지방을 측정한 연구는 없었으며, 이를 기존의 여러 위험인자와 함께 심혈관질환과의 관련성을 직접 조사한 연구도 처음이다.

☞ 내장지방
체내 장기를 둘러싸고 있는 체강 내에는 어느 부위든지 지방이 축적될 수 있는데 이를 내장지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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