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가슴 쪽에 엄지만한 흰 반점이 생긴 태민이(9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아랫배, 허리, 다리 등으로 흰 반점이 서서히 번져갔다. 특별한 통증이나 불편이 있던 것도 아니고, 크기도 작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태민이의 부모님은 시간이 지날수록 흰 반점의 수와 크기가 늘어나자 그때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피부과를 찾게 되었다. 피부과를 찾은 태민이의 부모님은 태민이의 증상이 ‘백반증’ 이라는 의사의 이야기와 함께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듣게 되었다.
소아 백반증, 10세 이하에서 빈번히 발생
백반증은 멜라닌 세포가 파괴돼 피부에 하얀 반점이 생기는 질환이다. 백반증이 주로 발생하는 연령대를 살펴보면 10~20세가 가장 흔하지만, 10세 이하에도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전체 백반증 환자 중에서 10세 이하의 소아는 적어도 25퍼센트 이상이므로 그 수가 적지 않다.
소아 백반증의 발생 양상을 살펴보면, 피부에 상처가 생긴 이후 그 부위에 백반증 증상이 나타나거나 부모나 친척 중 백반증 환자가 있는 경우 백반증 발생율이 높아 유전적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아이들에게서 백반증이 나타날 경우 초기에는 단순한 버짐이나 배색 비강진 등의 다른 피부 질환과 혼동되기 쉽기 때문에 이상 증상이 발견되는 즉시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 백반증치료, 세심한 주의 필요
소아백반증을 치료할 때에는 치료 대상이 아이들이라는 점에서 성인에 비해 더욱 세심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우선 아직 신체 발육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꼭 필요한 약을 쓰기 곤란한 경우도 있고, 치료법도 성인에 비해 제약이 많다.
스테로이드 제제를 쓰면 살이 찌고 붓는 경우도 있고 배가 아프기도 하는 등 약에 대한 부작용 위험도 높다. 그래서 성인 백반증 치료보다 속도도 더디고, 순간적으로 증상이 악화되는 듯 보이기도 한다. 결국 치료약의 부작용을 최소로 줄이면서 최대의 효과를 거두려면 의사의 진찰을 자주 받고 진찰할 때마다 세밀하게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심리적 안정을 위한 부모의 역할 중요
소아 백반증인 경우 치료와 함께 중요한 것이 바로 부모들의 태도이다. 성장기 아이들은 어린 시절의 경험과 사고가 바탕이 되어 성격 형성을 이루기 때문에 백반증으로 인해 심리적 상처와 후유증을 남기지 않도록 부모들이 배려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지닐 수 있도록 항상 신경 써주어야 한다.
백반증은 증상 자체로 인해 신체적 통증과 괴로움을 겪는 것은 아니지만 시각적인 특성으로 인해 전염의 우려나 외모 자신감 상실로 이어져 사회활동이나 교우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그러므로 소아 백반증 치료시 필요하다면 심리치료와 상담을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자는 발생 시기가 출생 시부터 생긴 환자도 있고 사춘기에 생긴 경우도 있는데 대체로 성인 환자에 비해 가족력이 높다. 즉 부모나 친척 중에 백반증 환자가 많이 있다. 그러므로 부모들이 죄책감을 가지고 너무 신경을 써서 오히려 환자치료에 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대게 5세 이하의 소아백반증 환자들은 친구와 접촉을 꺼리는 경우도 있고 남 앞에 잘 나서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소아환자에게 정신적인 격려를 아껴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환자들이 ‘백반증은 건강에 아무 지장이 없고 열심히 노력 하면 고칠 수 있다.’라는 신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백반증전문 네트워크 <백반닥터119>의 울산 채영수피부과 채영수원장은 “최근에 개발된 단파장 자외선B치료기계나 엑시머 레이저는 소아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쓸 수 있고, 효과도 우수해서 단기간에 완치 가능한 경우가 많다. 또한 소아 백반증의 경우 조기 발견 즉시 치료를 시작하면 성인에 비해 빠른 치료가 가능하므로 증상 발견 즉시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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