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당뇨병성망막증과 함께 3대 실명질환 중 하나인 녹내장을 앓고 있는 환자가 7년새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따르면 ‘녹내장(H40)질환’의 진료환자가 2002년 20만7천명에서 2009년 40만1천명으로 조사됐으며, 연평균 10%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 등으로 인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의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으로 말기에 이르러서는 시력을 상실하게 된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되살릴 수 없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의 이권양(배역: 고두심)은 녹내장으로 1년 내 시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주변부터 시력이 저하되는 녹내장의 특성상 증세를 느끼고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일 경우가 많다. ⓒ MBC 방송 캡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전문의 박종운 교수는 “현대의학으로는 손상된 시신경을 다시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때문에,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하여 시신경이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만이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을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만성 녹내장의 경우는 말기에 이르러서야 자각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더 위험한데 이는 주변부터 시야가 좁아지는 녹내장의 특성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박 교수는 “녹내장은 일반적으로 시신경이 80~90%이상 손상이 될 때까지 특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시야 결손이 오랜 기간을 두고 천천히 주변시야에서 시작하여 중심부로 이동하기 때문에 쉽게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녹내장은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안압이 높은 경우, 또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및 근시를 가진 사람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우리나라를 포함 극동아시아에서는 안압이 높지 않더라도 녹내장을 앓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근시가 많은 것과도 밀접하다. 안구가 커져 시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인데 -6 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에서 두드러진다.

일반적으로 고령일수록 발병할 확률이 높아지므로 40대이상이라면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지만, 젊다고 안심을 해서는 안된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연평균 증가율이 6~7%대로 40, 50대의 5%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과거에는 시신경의 손상을 객관적으로 빨리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았으나, 최근 녹내장 질환에 대한 연구와 의학 장비기술의 발달로 과거에 비하여 시신경 손상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급성으로 안압이 올라가는 경우에는 갑자기 눈이 충혈 되고, 시력이 떨어지며, 심한 안통과 두통 그리고 심한 경우에는 구토 증세가 나타난다. 증세가 있을 때 빠른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 급성인 경우라도 시력을 상실할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녹내장의 치료방법으로는 주된 원인인 안압이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으로 약물요법, 레이저 수술법, 외과적 수술법이 있다.

☞ 녹내장과 백내장의 차이= 시야가 좁아지는 녹내장은 눈 속의 압력(안압)이 높아져서 시신경과 주변 혈관을 압박해 발생한다. 안압 상승 원인은 눈 안에 있는 액체(방수)가 배출되지 않거나 고도근시·당뇨병·고혈압·가족력 등이다. 두통·안통·눈의 이물감이 느껴진다. 백내장은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원인은 고령화·눈 외상·당뇨병 등 다양하다. 사물이 뿌옇거나 두 개 이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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