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환자하면 적은 완치 확률에 희망을 걸고 마지막 순간까지 몸부림 치다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 쉽게 연상된다. 말기 암 환자는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근원적인 회복 가능성이 적고 점차 증상이 악화되어 몇 개월 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를 말한다.
▲ 극중 장준혁(배역:김명민)은 암투병 끝에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했다. |
하지만 말기 암환자가 꼭 이런 죽음만을 맞이 하는 것은 아니다. 완화의료를 통해 남은 여생을 의미있게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완화의료는 통증과 증상의 완화 등을 포함한 신체적, 심리사회적, 영적 영역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치료를 통하여 말기암 환자와 그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를 말한다.
2008년 국립암센터가 16개 시․도 성인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결과에서 ‘만약 질병이 현재의 방법으로 치료 불가능하고 점점 악화되는 경우, 완화의료를 이용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2004년 57.4%에서 2008년 84.6%로 크게 증가하는 등 완화의료 이용 의향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실제로 2010년 암환자 중 완화치료를 통해 죽음을 준비하는 환자는 6,564명으로 2009년 전체 암사망자(69,780명: 통계청) 대비 9%에 불과하다. 완화의료기관에 입원하더라도 2주이내에 사망하는 환자가 절반 가량(47.7%)으로 완화치료 시기가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기암 환자의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인식개선이 여전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미국은 사망자를 포함한 전체 사망자 245만명 중 102만명(41.6%)이 완화의료서비스 이용하고 있다.
완화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완화치료를 받는 암 환자는 통증은 일주일 만에 크게 낮아지는 것 (2.8→2.1)으로 나타나났으며,전반적인 치료만족도 또한 기존 의료기관(63.9%)에 비해 완화의료전문기관(84.7%)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A병원에서 완화치료를 받고 있는 한 암 말기 환자는 “제가 가진 병이 더 이상 치료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청천병력 같았죠. 뼈 속 깊숙이 고통이 밀려오고, 복수가 찬 육신을 살려내라고 울부짖었습니다. 하지만 완화치료를 받고 나서, 통증이 멎고, 몸도 마음도 편안해졌습니다. 이제 나의 남은 삶은 일상이 되어 마누라와 다투기도 하고, 생일잔치도 하고, 함께 기도하며 내 마지막 인생에 너무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라고 소감을 말했다.
완화치료는 복건복지부가 지정한 병원 40여개의 병원 등에서 가능하다.
▲ 보건복지부 지정 완화의료기관 |
완화의료전문 기관 한 관계자는 "말기 암 환자에게 고통스러운 치료를 강요하기 보다는 최대한 생존일을 늘리면서 남은 생을 가치있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완화치료의 선입관을 버리고 전문기관의 충분한 상담을 받는 것을 권했다.
한편 국제암센터는 15일 말기암 환자의 모습과 완화의료의 역할을 알리기 위한 ‘완화의료 및 품위있는 죽음 알리기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의 인사말과 국립암센터 김열 호스피스완화의료사업과장의 ‘완화의료와 품위있는 죽음’이라는 주제 발표 후에, 완화의료전문기관 종사자 및 암환자 사별가족이 ‘행복한 마지막 삶을 함께 나눈 경험담’을 들려주고, 행복한 마지막 삶을 보낸 암환자의 영상 상영과 함께 방송•언론계 기자, 프로듀서, 방송작가와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관계자가 참여하는 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이진수 원장은 “이번 행사가 완화의료의 필요성과 관련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말기암환자의 마지막 삶 또한 행복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