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샘병원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이대희 대표이사

의료서비스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간단하게 접근하기 어렵다. 의료관광도 분명히 영리가 목적이지만 대상만 해외환자로 상이할 뿐 준비와 서비스 과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점은 마찬가지다. 자칫 영리만이 목적이 되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해외환자를 받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되면 여러 가지 큰 문제를 낳게 된다.

이번 의료관광 기획 시리즈 인터뷰 대상인 안양샘병원은 정부가 의료관광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 전인 2007년부터 주한대사관들과 협약(현재 라오스, 브라질, 슬로바키아 등 8개 대사관과 협약을 맺고 있다)을 맺으며 해외환자 유치에 힘써왔다. 작년 10월에는 국제의료보험서비스 회사인 MSH China와 직불네트워크 계약을 맺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결과 해외환자 유치 실적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핵심 경쟁력으로 꼽고 있는 통합암치료에 대한 해외환자 유치는 지지부진한 편이다. 이는 아직 적극적으로 유치에 나서지 않은 탓이 크다. '사람을 귀히 여기며 함께 배우는 병원'등을 모토로 가지고 있는 안양샘병원의 경영진들은 아직 좀 더 제대로 된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 해외환자 유치 전략은 ‘차별화된 통합암치료’ - 2012년을 목표로 준비 중

안양샘병원 이대희 대표이사는 “일반적으로 4기 암환자에 대한 치료는 일반적인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로 이루어지며 이는 세계적으로 봐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라고 말했다. 현저하게 의료수준이 낮은 국가가 아니라면 굳이 먼 타국에서 치료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안양샘병원은 이 분야를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중점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이 대표는 “암 환자들의 회복을 돕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현대의학 뿐 아니라 한의학, 중의학, 보완대체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들이 컨퍼런스 및 회진을 함께 하는 통합암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안양샘병원은의 차별화된 강점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하는 전인치유연구원을 개설하여 웃음치료, 미술치료, 상담치료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힘쓰는 점도 다른 병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안양샘병원만의 장점이다.

이 대표는 생명의 끝자락에 선 환자들에게 이 같이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차별화된 치료 시스템이 해외환자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이 분야의 해외환자 유치에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는 암환자의 특성상 치료 후 본국으로 돌아가더라도 연속성 있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안양샘병원의 독특한 시스템을 이해하고 환자들을 받아 줄 해외 병원과의 제휴를 맺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내년 초까지 세계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 보다 적극적인 해외 환자 유치가 가능해 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안양샘병원은 내년 초 군포에 암 특화 종합병원인 글로벌샘통합암센터(가칭)이 시작되는 것을 기점으로 해외환자 유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에 맞추어 안양샘병원은 전담 인력 증원,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체계적인 사후관리, 외국인들을 위한 시스템 정비 등 해외환자 맞이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

▲ 예멘의 태권도 선수가 안양샘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 한국 의료 시술 능력 뛰어 나지만 그 외 분야는 개선점 많아

혈액종양내과 전문의이기도 한 이 대표는 국내 의료수준에 대해 시술 능력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수술 부분을 제외한 치료와 의료시스템 부분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손재주 등 개인의 역량이나 판단이 크게 좌우되는 수술 능력 부분은 전 세계적으로 봐도 최고 수준이며 특정 부분은 미국 등 선진국 보다 앞서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을 제외한 부분은 개선점이 많습니다” 라고 말했다. 수술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한국 의료진들이 그 외 분야에서는 새로운 치료 방법을 시도하고 발전시켜나 가는데 있어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정체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의료 시스템 개선도 한국의료가 더욱 높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꼭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이 대표는 말했다.

◆ 해외 환자 유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의료 수준을 높이는데 저해되는 정책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의료 관광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은 역시 의료 수준이다. 이 대표도 한국이 해외환자를 유치를 늘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의료수준을 높이는데 저해가 되는 정책에 대한 개선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 대표는 “한국은 의사 개개인의 역량이 높고 전체적으로 봐도 베스트이지만 더 베스트(The Best)로 가기 위해서는 이를 가로막고 있는 정책이나 의료시스템은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일례로 보험 제도를 들었는데 의학적이나 임상적으로 명백히 안전하고 효과가 입증된 치료가 급여기준이 제한되어 있어 의사 입장에서는 선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제병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 부분(임의 비급여 진료)이 해외 환자들에게는 허용이 되고 국내 환자들에게는 허용이 안 되는 역차별을 불러 올 수 있습니다. 국제병원이라고 해서 해외환자만을 받을 수도 없기 때문에 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으며 나라 전체적인 의료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도 (보험 문제는) 꼭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라고 말했다.

◆ 전인적인 치료 모델을 세계에 알려나갈 것

이 대표는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내면의 있는 마음이 몸에 영향을 줍니다”라고 말한다. 앞으로 병원의 발전 방향도 사람의 몸과 마음 그리고 개인의 주변의 여러 가지 환경과의 관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인적인 의료의 롤 모델을 만들어 세계적으로 퍼트리는 데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비즈니스인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아픈 사람을 대하는 비즈니스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환자 유치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전인적인 의료의 모델이 될 만한 병원을 세워나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며 병원 비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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