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후 최초의 고통은 '입덧'이다. 임신부의 80%정도가 경험을 하는데, 대개 임신 5~6주에 시작돼 12주 정도 지나서 사라진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임신 기간 내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입덧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후각, 미각, 내부의 호르몬 변화, 심리적 요인 등 변수도 다양하고 입덧 증상과 음식에 대한 반응도 수시로 바뀐다.
최근에는 입덧의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첫째는 입덧이 음식으로 인한 질병 발생을 막고 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에 여러 가지 화학 물질들이 태아 기형을 예방하는 자연적인 방법이라는 것. 대개 입덧은 임신이 되고 태아의 기관 발생과 성장이 활발하게 이뤄질 때 시작된다. 임신 초기에 입맛이 너무 지나쳐 아무 음식이나 먹는 것보다는 차라리 입덧을 조금 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태아가 적절하게 영양을 공급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연적인 작용이라는 학설이다. 임신 초기에 산모는 호르몬 분비가 늘고 혈당의 분해 작용이 빨라져 태아에게 공급되는 혈당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이때 입덧을 하면 음식 섭취가 줄어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태아에게 적절히 당을 공급하면서 영양을 유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입덧이 태아가 잘 자라는 걸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
한의학에서'입덧'은 임신 중 태아를 기르기 위해 간 기능에 장애가 생겨 간이 비장을 억제해 생기는 것으로 본다. 또한 정신적인 문제가 간의 기능을 항진시키고 항진된 간 기능이 비장을 억제해 생기는 것으로도 판단한다. 본래 입덧은 비장과 위장이 허약한 사람에게 잘 생긴다. 그럴 때 한약을 복용하면 입덧이 현저하게 감소한다. 임신 중 한약에 대한 막연한 불신은 기우일 뿐이다.
살찐 사람은 痰이 있고 여윈 사람은 熱이 있다. 이를 치료하는 적절한 한약을 쓰면 반드시 효과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한 약재에 대해서도 수치만 제대로 한다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 드라마 속 임산부들은 대부분 음식을 먹다가 구토를 한다. 그러나 사실 음식을 먹으면서 입덧을 하기보다는 속이 비어있을 경우에 입덧이 심해지기 때문에 드라마와 사실은 엄밀하게 보면 좀 다르다.
진료실에서 입덧 환자들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저 참고 버티지 말고 원인에 따른 적절한 한약과 침 치료로 임신의 첫 번째 고통을 슬기롭게 이겨내길 바란다.
자료제공: 대한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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