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에서 폐경까지 40년 이상이 걸린 여성은 30년 이하인 여성보다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2배 이상으로 높다는 장기 추적 조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여성 6만6천466명을 평균 1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은 여성호르몬에 노출된 기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규모 한국 여성을 대상으로 한 추적조사 결과는 없었다.
연구팀은 초경 연령, 폐경 연령, 호르몬 노출기간을 조사해 여성암 발생 양상을 살폈다. 여성 호르몬 노출기간은 초경 나이와 폐경 나이의 기간으로 정의했다.
연구결과, 12살 이전에 이른 초경을 경험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17세 이후)보다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1.57배 높았다.
52살 이후에 늦은 폐경을 경험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45세 이전)보다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1.59배였다. 같은 경우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3.22배에 달했다.
여성 호르몬 노출기간이 40년 이상으로 긴 여성그룹은 30년 이하인 여성그룹보다 유방암과 자궁내막암에 걸릴 위험이 각각 2.23배, 3.64배 높았다.
연구팀은 에스트로겐 등의 여성 호르몬 노출기간이 길어질수록 유방이나 자궁내막에 호르몬이 더 많이 축적됨으로써 암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연구결과는 지난해 한국유방암학회가 내놓은 유방암 분석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학회가 당시 전국에 거주하는 20~50대 여성 1천명(연령대별 각 250명)을 대상으로 유방암 요인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50대 여성이 74세까지 생존하는 경우 유방암 발병 확률이 3.14%에 그쳤다. 하지만, 20대인 여성이 같은 나이까지 생존할 때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7.42%로 위험도가 약 2.4배에 달했다
이처럼 20대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이 50대 여성보다 높게 예측된 것은 서구식 식습관으로 갈수록 초경이 빨라지는데다 출산, 모유 수유 등의 경험 비율이 낮기 때문이라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30세가 넘으면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하고,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한테 임상 검진을 받는 게 좋다. 또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임상 진찰과 유방 촬영을 해야 한다.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음주를 삼가고 식생활, 운동 등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요인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연구를 주도한 정금지 연구원은 "여성 호르몬 노출기간이 길다고 생각되는 여성은 꾸준한 운동과 함께 과도한 음주, 비만을 피해야 한다"면서 "평소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암 역학'(Cancer Epidemiology) 1월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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