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이 개발한 간암치료제 후보물질이 임상시험 마지막 단계인 글로벌(다국가) 임상3시험에 들어갔다. 국내 토종 벤처기업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3상 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오기업 신라젠(대표 문은상)는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항암신약 후보물질 '펙사벡'(Pexa-Vec, 일명 JX-594)에 대한 글로벌 임상3상시험의 첫 환자가 뉴질랜드에서 등록이 완료됐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임상3상시험은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미국, 호주, 유럽, 한국, 중국 등 총 21개국에서 6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펙사벡은 천연두 백신에 사용됐던 바이러스를 유전적으로 변형한 형태로, 그동안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임상 1~2상에서 독성이 적으면서도 우수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 마치 간염 바이러스가 간세포에서, 독감 바이러스가 호흡기 세포에서 자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타깃으로 삼은 암세포에만 바이러스가 증식해 죽이는 형태의 암 치료법이다.

간암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유독 발병률이 높은 암으로, 현재 시판 중인 간암치료제는 바이엘사의 '넥사바(Nexavar)가 유일하다. 넥사바는 연간 1조2천억원 가량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신라젠은 앞서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펙사벡에 대한 다국가 임상3상을 승인받았다. 이 FDA 임상승인은 '2015년 간의학 관련 10대 뉴스'(Top Hepatology stories of 2015)에 선정되기도 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임상 2상에서 확인된 간암세포의 완전관해(CR) 사례와 생존기간 및 질병통제율 향상, 경미한 부작용 사례로 볼 때 펙사벡의 우수성은 임상3상에서 충분히 입증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글로벌 임상3상의 첫 환자 등록을 시작으로 펙사벡을 조속히 상업화해 암으로 고통받는 환우와 그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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