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는 환자 3명 중 1명은 담당 의사의 회진 시간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듣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명 중 1명은 검사나 치료 과정에서 자기 선택권이 부족하다는 불만을 느꼈다. 그만큼 입원 환자가 담당의사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이다. 이른바 '환자 중심 의료'의 도입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1천명(조사기간 작년 8월)을 상대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진료 연계 현황 및 환자중심성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조사대상 중 지난 1년간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30.5%는 "병원 입원 때 담당의사의 회진시간 또는 회진시간 변경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회진시간 안내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사람은 20대 이하의 57.1%나 됐다.
30대도 55.2%가 불만을 드러냈지만, 70대 이상의 불만족 비율은 17.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입원환자(최근 1년간)의 20.4%는 "입원진료 때 의사가 검사나 치료 결정 과정에서 환자의 선호나 의견을 반영해 선택할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했다.
보사연은 '한국 의료 질 평가'의 하나로 한국 의료서비스의 '환자 중심성'을 평가하고자 설문조사를 했다. 보사연은 환자 중심 의료를 '환자의 선호, 필요, 가치를 존중하고 환자의 가치에 기반을 둔 임상 결정을 보장하는 의료'로 정의했다.
조사결과, 외래진료 환자(최근 1년간 병의원 진료 경험이 있는 사람) 중에서는 8.5%가 "전반적으로 진료가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답했다.
응답률은 40대(10.3%), 남성(9.8%)에게서 높았다. 대체로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불만이었다는 답변이 많았다.
지역별로는 광주(14.2%), 경북(11.2%), 부산(10.5%), 전북(10.0%)의 응답률이 높았다. 가장 낮은 충북(4.7%)보다 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진료시간(의사가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진료·상담하지 않음)에 대해 불만이라고 답한 사람은 14.2%나 됐다. 응답률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병원(18.6%)이 의원(11.1%)보다 훨씬 높았다.
외래환자의 14.2%(병원 15.6%·의원 14.2%)는 "의사가 검사·치료 결정 과정에서 환자의 선호나 의견을 반영해 선택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치료과정의 소통 부족은 환자의 만족도와 진료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의료인이 치료과정에서 환자의 필요와 선호를 이해하고 치료과정을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의견을 묻는 등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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