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결심은 선언하기보다는 스스로 묻고 답하는 것이 지킬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새해부터 금연하겠다'고 단순하게 선언하는 대신 '새해부터 금연할 거지?'라고 스스로에게 묻거나 다른 사람이 내게 묻고 대답하는 형식이 좋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뉴욕주립대학 등 4개 대학 연구진이 '질문·행동 효과 '(question-behavior effect)와 관련한 지난 40년 동안의 주요 연구 결과 100여 편을 공동으로 종합 분석한 결과를 최근 미국 소비자심리학회지에 게재했다.
'질문·행동 효과'는 사람들에게 특정 행동을 할 것인지를 질문하면 나중에 실제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이론적 개념이다.
의학전문사이트 메디컬 데일리 등에 따르면, 공동연구자 중 한 명인 데이브 스프럿 워싱턴주립대학교 경영대학 수석 부학장은 "장래에 특정 행동을 할 것인지 질문했을 경우 그 사람이 실제 나중에 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효과는 질문한 지 6개월 이상 지나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6년 발표된 한 연구에선 대학생들에게 향후 두 달 동안 운동을 할 것이냐고 질문한 뒤 두 달 뒤 행동 변화를 살펴본 결과 운동하는 사람 비율이 14%에서 26%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런 연구 사례는 무수히 많다면서 행동 변화의 이유는 질문을 받고 답하는 과정이 일종의 약속과 같은 심리적 반응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쓰레기 재활용할거죠?"라고 질문하고 예와 아니오로 답하게 한다.
이때 재활용하겠다고 답한 사람은 나중에 재활용할 기회가 왔을 때 환경에 좋다는 생각에서 실천하게 되고, 재활용하지 않을 경우 마음이 불편해지므로 재활용을 실행한다는 것이다.
논문 제1저자인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어바인 캠퍼스 폴 미라지 경영대학원의 에릭 스팡겐베르크 원장은 "질문은 간단한 것이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이고 중요한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데 효과적인 기술"이라고 밝혔다.
스팡겐베르크 원장은 스스로 결심을 강화하고 싶을 때나 다른 사람에게 특정 행동을 하도록 유발하고 싶을 때 등 다양한 상황과 목적에 맞게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부모가 고교생 자녀에게 "술마시고 운전하지 마라"고 잔소리하기 보다는 "술 마시고 운전할거니?"라고 묻고 답을 듣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새해부터 운동해"라고 지시하거나 "새해부터 운동하겠어"라고 스스로 선언하기 보다는 이런 질문 답변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또 개인 뿐만 아니라 소셜 마케터나 정책입안자를 비롯해 인간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사람 등이 직접 대면이나 전화, 광고, 메일, 온라인 미디어 등을 통해 이 기술을 할용할 수 있다.
스팡겐베르크 원장은 "이 효과는 예컨대 건강에 좋은 음식 섭취나 자원봉사 등 개인적, 사회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기준에 맞춘 행동을 하도록 질문할 때 가장 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석이나 과음 등 개인이 기존에 되풀이해온 부정적 습관을 고치는 데에는 이 방식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질문과 답변을 컴퓨터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하거나 오프라인에서 종이와 연필로 했을 때, 질문에 대한 답을 단순히 예와 아니오로 했을 때, 목표행동에 대한 시간 제약을 하지 않을 때 효과가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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