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이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심혈관질환 역학조사 프로젝트인 '하인츠 닉스도르프 리콜'(Heinz Nixdorf Recall) 연구팀은 빈혈이 치매 위험요인인 경도인지장애(MCI)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7일 보도했다.

MCI에 해당하는 579명과 인지기능이 정상인 1천4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분석 결과 빈혈(남성:헤모글로빈 13g/dl 이하, 여성: 12g/dl 이하)이 있는 사람이 MCI 발생률이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앙겔라 빙클러 연구원이 밝혔다.

MCI 그룹 중 299명은 기억력 저하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기억상실성'(amnestic) MCI, 280명은 기억력보다는 집중력, 사고력 등 다른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비기억상실성'(non-amnestic) MCI였다.

남녀가 절반씩인 또 다른 4천8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관찰연구에서는 빈혈이 있는 사람이 빈혈이 없는 사람에 비해 즉시회상(immediate recall)과 언어유창성(verbal fluency) 테스트 성적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유창성 테스트란 이를테면 동물이름이나 'ㄱ'자로 시작되는 단어 등을 정해진 시간(60초) 안에 열거하도록 하는 것으로 장기 기억력과 기억 인출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이다.

MCI란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노인들보다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서 치매로 이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MCI는 서서히 악화되면서 치매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여러해 동안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며 시간이 가면서 정상수준으로 회복되는 수도 있다.

MCI의 조건은 첫 번째가 본인 스스로 지난 2년 사이에 인지기능이 떨어졌음을 인정해야 한다.

또 인지기능이 연령과 교육수준이 같은 다른 사람에 비해 낮다는 사실이 객관적 테스트로 확인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인지기능 저하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는 지장이 없고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능력이 약간 떨어지는 정도여야 한다.

이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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